여도 야도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 가열되는 공약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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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선택 4·15 D-7

정세균 국무총리가 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참석한 국무위원들과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오른쪽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왼쪽 두번째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연합뉴스

4·15 총선을 앞둔 여야가 7일에도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재난지원금을 모든 국민에게 지급하는 공약을 놓고 맞섰다.

정부가 이미 결정한 지원 범위가 소득하위 70%로 정해진 상황이지만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표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총선용 돈풀기’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슈 장악에 나선 것이다.


민주 “추경 증액 통해 4월 내”
통합 “예산 조정으로 총선 전”
표심에 큰 영향 판단 이슈 몰이
靑 “심도 있는 논의” 수용 시사
유승민 “악성 포퓰리즘” 이견도



민주당은 전날 ‘소득 구분 없이 4인 가구 기준 100만 원 지급’ 방침을 세운 데 이어 7일 ‘4월 내 지급’이라는 목표 시점까지 제시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당 현안점검회의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예산의 조속한 편성을 위해 통합당에 긴급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제안했다.

이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모든 국민이 가장 빨리 긴급재난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서두르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2차 추경 규모를 정부가 제시한 7조 1000억 원에서 3조∼4조 원 증액하고 지방정부 분담금 2조 원을 합하면 총 13조 원 규모의 긴급재난지원금 재원 마련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총선 직후 임시국회를 소집해 오는 16일 긴급재난지원금 예산을 반영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에 착수, 이달 중 지급을 완료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원내대표는 이와 동시에 야당이 동의하면 문재인 대통령에게 긴급재정명령 발동까지도 건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통합당은 7일 민주당 안이 지급 시기가 늦고 재원 확보 방안도 불투명하다고 비판하며, ‘총선 전 모든 국민 1인당 50만 원씩 주자’는 황교안 대표의 제안을 대안으로 부각했다.

황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정부가 소득 하위 70% 지급을 밝힌 뒤 민주당이 일주일 만에 전 국민 지급으로 선회한 데 대해 “이렇게 오락가락하니 국민은 안중에 없고 총선밖에 생각 안 한다는 비판이 계속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 국민 50만 원(4인 가구 200만 원)을 하루라도 빨리 지급해야 한다. 선거 전이라도 최대한 빨리 지급하라”고 밝혔다.

황 대표는 재원과 관련해서도 “국민에게 새로운 빚을 지우지 말고 정부도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때”라고 언급했다. 정부의 1년 예산 512조 원 가운데 20%의 예산 조정을 통해 100조 원을 확보함으로써 ‘전 국민 1인당 50만 원’ 지급에 필요한 25조 원 재원을 추가 세금 부담 없이 조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당내에서 “민주당의 악성 포퓰리즘에 부화뇌동한다”(유승민 의원)는 비판이 제기되는 등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이런 논란 속에 청와대도 입장을 밝혔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부는 국민께 지원금이 하루속히 지급될 수 있도록 신속히 추가경정예산안을 제출할 것”이라며 “국회 심의 과정에서 정부는 여야와 심도 있는 논의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정부는 긴급성, 형평성, 국가재정 여력 등을 감안해 제3차 비상경제회의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결정했고, 이에 따라 세출 구조조정 추경을 편성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여야가 모두 지원범위를 100%로 확대하자고 주장하는 가운데 청와대가 이같이 언급한 것은 정치권의 요구에 대해 수용의 여지를 열어두고 검토하겠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전 국민에게 지급하자는 주장에 대해, 청와대가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뜻인가’라는 질문에 “국회에서 심의 과정을 거칠 것이며, 거기서 여러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가능성을 열어 뒀다, 닫아 뒀다고 얘기하지는 않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정치권의 지급범위 확대 주장이 국가적 이슈가 되고 있는 시점에 청와대 측이 브리핑을 자청해 ‘여야와 심도 있는 논의’를 언급한 것은 사실상 이를 수용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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