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 말고 입양하세요”...부산시 반려동물 복지·문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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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 시설은 강아지와 고양이를 위한 공간으로 층별로 분리되어 있다. 부산시 반려동물 복지·문화센터 제공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9년 8월까지 반려동물 41만 5514마리가 버려졌다. 그에 반해 입양률은 현저히 낮다. 지난해 부산 지역 유기동물보호소에 들어온 유기동물은 모두 6980마리에 달한다. 그러나 이들 중 주인을 만나 입양된 경우는 1442마리에 불과하다. 다섯 마리 중 한 마리꼴이다.

부산시는 유기동물을 줄이기 위해 ‘사회적 약자 반려동물 진료비 지원’ ‘유기견 보호센터’ 건립 등 다양한 동물복지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물 중 하나로, 지난 2017년 11월 부산시 연제구 거제동에 문을 연 ‘반려동물 복지·문화센터(이하 센터)’가 눈길을 끈다. 센터는 유기된 동물이 평생을 함께할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유기동물 입양문화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다.



유기동물 입양문화 활성화 주도
안락사 전 데려와 입양 때까지 보호
면접·교육 등 통과해야 입양 가능
반려견 행동교정 교실 등 운영도


■유기동물 입양 절차는?

센터에 들어서면 약 10마리의 강아지들이 꼬리를 흔들어대며 방문자를 반긴다. 우리가 알고 있던 ‘유기견’에 대한 편견이 깨지는 순간이다. 아프고, 무기력할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밝고, 누구보다 사람을 좋아한다. 실제 유기동물은 좋지 않은 기억 때문에 친해지기까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사람들로부터 관심과 애정을 받는다면 집에 있는 반려동물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센터에 있는 유기동물은 어디서 왔을까? 지역에 있는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10일의 공고 기간이 지나 안락사에 처해있는 동물 중 건강한 아이들을 데려온다. 입소 후 동물들은 건강검진과 배변훈련 등 행동 교육, 중성화 수술을 거친 후 평생 함께할 가족을 기다린다. 센터에 있는 동물들은 입양이 되지 않더라도 안락사를 시행하지 않고 죽을 때까지 보호받는다. 그 때문에 30마리 안팎으로 마릿 수를 한정해 운영하고 있다.

입양 절차가 궁금해진다. 입양 희망자는 센터에 전화를 걸어 상담 시간을 예약한 후 방문하면 된다. 방문 후 입양 신청서를 작성하고, 인터뷰를 진행한다. 5일 이내 합격을 통보받게 되며, 2차로 센터를 방문해 입양 확인서를 작성한 후 교육을 이수해야만 입양이 가능하다. 입양 과정에서 최소한 2번은 센터를 방문해야 한다. 반려동물 복지·문화센터 강미란 관리사는 “센터를 2번 방문하는 것이 귀찮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입양에 대한 최소한의 의지를 확인하는 것”이라며 “유기동물 입양을 가볍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집에 데려왔다고 끝이 아니다. 강아지의 경우 동물 등록을 마친 후 등록증을 제출해야 한다. 동물 등록이 활성화돼 있지 않은 고양이의 경우 사진 등을 찍어 보내야 한다. 몇 달간 연락이 되지 않을 경우 관계자가 입양 가정을 직접 방문해 확인을 거치기도 한다.



■“예쁘고 작은 아이들만 찾지 마세요”

작고 예쁜 강아지를 선호하는 분위기 탓일까. 센터에 와서도 일부 입양 희망자들은 펫샵에서 동물을 고르듯 ‘착하고 작고 예쁜 아이’만을 찾는다. 강 관리사는 “도심에 있는 센터 특성상 소형견 위주인데도 불구하고 그중에서도 작고 예쁜 아이가 있냐고 물어본다”며 “심지어 센터에 전화를 걸어 ‘공짜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다”며 반려동물 인식 부족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강 관리사는 이어 “센터에 있는 동물들은 사람에게 한 번 버려진 아이들이다. 그 아이에게 내가 행복을 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오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센터는 유기 동물 입양 외에도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 정착과 동물사랑 마인드 함양을 위해 입양 가족 교육, 청소년 동물보호 교실, 반려견 행동교정 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입양 희망자는 051-853-1335로 문의하면 된다. 매주 일·월요일, 공휴일은 휴무.

박진홍 선임기자·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suvel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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