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신공항 해결하겠다”, 여야 분명한 입장 밝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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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울산·경남의 최대 숙원인 동남권 신공항 문제가 4·15 총선을 엿새 앞두고 결국 공식 등장했다. 지난 수 차례의 대선, 총선, 지방선거를 막론하고 선거판을 달궜던 신공항 이슈가 이번엔 코로나19에 묻혀 넘어가는 듯했으나,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어제 부산 방문 자리에서 “신공항 문제를 풀겠다”고 밝히면서 다시 선거판 쟁점으로 떠오른 것이다. 지역 여당 의원들이 모두 입을 꾹 다물고 있는 마당에 여당 선거 책임자가 최대 이슈를 거론한 배경에는 여러 선거 공학적 의도가 짐작된다. 그러나 선거 이슈로 제기된 만큼 이에 대해 여야는 다시 분명하고 구체적인 입장을 내놔야 한다.

이 위원장은 어제 “부산이 제2의 도시로서 새 비전을 갖고 발전해야 한다”며 반복적으로 신공항 문제 해결 의지를 강조했다. 이런 발언은 여당 내 선거 책임자로서 지역 최대 숙원을 직접 약속함으로써 초박빙의 판세인 부·울·경 선거판을 유리하게 이끌어 보려는 의도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여당 내 차기 대권 주자로서 지역 유권자들에게 존재감을 각인하는 효과를 노렸을 수도 있다. 어쨌든 신공항 문제를 다시 꺼내 해결을 약속한 이 위원장의 발언이 반갑기는 하다. 그러나 진정성 여부는 두고 볼 일이다. 단지 초접전인 지역 선거판을 흔들어 보려는 단순한 립서비스라면 엄청난 후폭풍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이낙연 위원장, 어제 부산 방문해 약속
또 선거 쟁점, 진정성 있는 계획 내놔야

사실 신공항 문제에 관한 한 지역 유권자들은 매우 지쳐 있다. 여기엔 이 위원장이 책임져야 할 몫도 적지 않다. ‘김해신공항 건설’에 대한 지역의 거센 이의 제기로 이 문제가 국무총리실 검증으로 결정됐을 때 보인 이 위원장의 행보는 미덥지 못했다는 것이 솔직한 평가다. 신공항 검증은 이 위원장이 국무총리로 있었던 지난해 6월 21일 총리실로 이관됐지만, 총리실은 검증위원회 구성 등에 머뭇거리기만 했다. 그러다 무려 5개월이나 지나서야 위원 명단도 모르는 ‘깜깜이’ 위원회를 구성했고, 지역의 조기 결론 요청은 무시했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신공항 문제를 꺼내든 이 위원장의 진정성에 물음표가 붙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것이다.

신공항은 부·울·경에서 선출직 공직을 꿈꾼다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문제이다. 이런 마당에 지역 여당 의원들을 대신해 잠잠하던 신공항 문제를 불쑥 던진 이 위원장의 발언에 솔깃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잊지 않고 있다. 2016년 총선 당시 부산에서 의원 5명 당선과 가덕도신공항 착공을 연계한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을 여전히 기억한다. 이 위원장이 진정 신공항 문제에 자신 있다면 이제 말로는 안 된다. 어떤 방식으로든 구체적인 계획을 내놔야 한다. 아울러 이참에 야당 후보들에게도 분명한 입장을 촉구한다. 신공항 문제는 이제 거의 20년이 됐다. 더는 지역민을 우롱하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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