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방치된 재개발 예정 부지에 ‘쓰레기 언덕’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부암동 주민 “악취 고통” 민원

방치된 부산 부산진구 부암동의 한 재개발 예정 부지.

부산 한 재개발 예정 부지가 수년째 방치되면서 불법 경작지와 무단으로 버려진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이로 인한 악취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관할 지자체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8일 오후 5시께 부산 부산진구 부암동 산36번지. 수백 세대가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 바로 옆에 있는 이곳은 ‘쓰레기 산’을 방불케 했다. 부산시민공원에서 불과 500여m 떨어진 도심 지역이라고 하기엔 믿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약 3000평에 달하는 언덕에는 빈 페인트통, 플라스틱 의자, 포장지 등 한눈에 봐도 수십t에 달하는 쓰레기가 나뒹굴었다. 울타리가 쳐진 불법 경작지도 셀 수 없이 많았으며 누군가 불을 피운 흔적도 곳곳에서 포착됐다.

인근 아파트 주민 최 모(54) 씨는 “재개발은 되지 않고 계속해서 주인만 바뀌어 온 탓에 수년째 방치된 땅”이라면서 “몇 년째 관리가 안 되니 새벽에 몰래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이 많다. 주거지 바로 옆에 온갖 쓰레기가 쌓이면서 미관상 좋지 않고 악취도 나 주민 모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부산진구는 해당 부지가 사유지이며 재개발 사업이 지지부진해 수년째 관리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이곳에 있던 무허가 건물 거주자들이 쓰레기를 놔두고 다른 곳으로 옮기면서 최근 쓰레기양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최근 주민들은 집단 민원을 넣는 등 적극적으로 지자체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지난 4일 부산진구에 인근 주민 60여 명이 해당 부지에 무단으로 버려진 쓰레기로 인한 오물, 악취 문제로 생활에 큰 불편함을 겪고 있다는 민원을 접수했다. 이들은 방치된 폐·공가로 인해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부산진구는 <부산일보> 취재가 시작되고 주민 민원이 잇따르자 관련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진구 관계자는 “사유지라고 하더라도 주민 민원이 들어오면 폐기물관리법 등에 따라 지주에게 청소를 요구하는 청결이행명령을 내릴 수 있다”면서 “땅 주인에게 청결이행명령 조치를 내려 이른 시일 내 청소를 유도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과태료 부과 등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이상배 기자 sangbae@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