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송신도시 조성 LH, 길 낸다며 뒤늦게 토지 수용 논란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LH가 강제로 수용을 추진 중인 경암재단의 수목원 진입로 전경.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경남 양산 동면에 사송신도시를 조성하면서 뒤늦게 도로 개설을 이유로 사송지구 밖 수목원 임야 등 1만 1000여㎡를 강제 수용키로 해 해당 지주가 반발하고 있다. 8일 양산시 등에 따르면 LH는 2018년 8월 사송지구 계획 변경(3차)과 지구 밖 사업을 승인받으면서 사송지구 밖에 위치한 동면 사송리 1018의 49일대 1만 5000㎡를 편입해 경부고속도로 하부를 연결하는 도로를 개설하기로 했다. LH는 지구 밖 사업 승인을 받기 전 양산시를 통해 편입 부지 지주들에 대한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쳤다. 당시 1만 5000㎡ 부지 중 1만 1317㎡(수목원) 부지를 소유한 경암교육문화재단(이하 경암재단)이 편입에 반대했다.

사송지구 밖 수목원 등 편입 통보
지주 경암재단, 강제 수용 반발

그러나 LH는 경암재단의 반대에 불구하고, 협의도 제대로 하지 않고 편입을 결정한 뒤 강제 수용 절차를 진행해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LH는 2006년에 시행한 사송지구 교통영향평가에서 지구 내 원활한 교통 소통을 위해 지구 밖 도로를 개설하도록 했지만, 10여 년간 미루다 2018년 도로 개설 승인과 함께 편입을 통보했다.

문제는 LH가 수용하기로 한 부지는 경암재단이 소유 중인 26만여㎡ 부지의 진입로로 사용 중인 데다 부산 해운대 장산의 명물인 암괴류와 비슷한 화강암·안산암 단지에 수목까지 어우러져 보존 가치가 높아 도로 개설 시 훼손도 불가피한 실정이다. 특히 경암재단은 수목원에 미술관과 청소년과학관 등의 건물 건립을 추진 중이어서 진입로가 사송지구에 편입되면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물론 남은 부지에 대한 활용도도 크게 떨어진다며 사송지구 내에 도로 개설을 요구했다.

경암재단 관계자는 “지구 내 연결 도로가 필요하면 지구 내에서 만들면 되는데 수목원 진입로로 사용 중인 부지를 강제로 수용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이미 2008년 진입도로 인근 부지를 편입한 상황에서 추가로 편입되면 나머지 부지에 대한 활용도도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LH가 지구 내 비싼 부지에 도로를 개설하면 분양 과정에서 큰 손해가 예상되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구 밖 부지를 매입해 도로 개설을 추진하는 것은 횡포”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지구 내 교통량을 모두 수용할 수가 없어 계획 변경 때 교통영향평가에 나와 있던 지구 밖 도로 개설을 결정한 것”이라며 “진입로 편입과 함께 수목원으로 진·출입할 수 있는 도로도 개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김태권 기자 ktg660@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