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고성] 양문석 “통영 정치인들 뭐 했나” 정점식 “경제 폭망, 안보 무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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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선택 4·15 피 말리는 승부처 점검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후보가 고성전통시장에서 상인들의 애로 사항을 듣고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각 후보 캠프 제공

지난해 4·3 보궐선거 이후 1년 만에 리턴매치가 성사된 경남 통영고성은 여·야 후보 간 날 선 공방으로 시작부터 후끈 달아올랐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지칠 대로 지친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어내기엔 역부족. 멀어진 민심을 다잡으려 지역 곳곳을 누비며 한 번 더 눈을 마주치고, 한마디라도 더 건네며 피 말리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지난 2일, 13일간의 공식 선거운동 시작과 동시에 여야는 앞다퉈 고성으로 달려갔다. 고성은 인구와 유권자 수가 통영의 절반도 안 되지만 역대 총선에선 가장 중요한 승부처가 됐기 때문이다. ‘고성 승리=필승’ 공식이 돼, 통영지역 승패를 떠나 고성에서 이겨야 마지막에 웃을 수 있었다.


양, 섬 지역 맞춤형 공약 제시
정 “독선 빠진 문 정권 심판을”
군소정당 후보도 산발적 유세


이후 고성과 통영을 오가는 강행군으로 반환점을 돈 후보들을 8일, 나란히 통영 섬마을 공략에 나섰다. 통영지역 유인도는 44곳. 실거주민은 약 6000여 명 남짓한데, 여객선이 유일한 교통수단이라 한 번 방문을 위해선 꼬박 반나절 이상을 할애해야 한다. 하루 24시간이 부족한 후보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일정이다. 하지만 표 쏠림 현상이 뚜렷한 전략적 요충지라 결코 소홀히 할 순 없다.

이날 한산도로 향한 더불어민주당 양문석(53) 후보는 뱃머리에서부터 특유의 넉살로 주민들에게 다가섰다. “어무이 아부지, 우짜든지 야무지게 단디 하겠습니다.” 너스레를 떨며 손을 잡고 눈을 마주친다. 연일 격정적 연설을 쏟아내느라 목이 꽉 잠긴 양 후보는 “통영 정치인들 그동안 뭐 했나. 곳곳이 바다고 섬인데, 제대로 된 연륙교 하나 없는 게 현실”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섬 지역 공용버스 무료화, 섬 주민 편도 여객선비 무료 등 지역 맞춤형 공약을 제시하며 “나라 걱정할 때가 아니다. 진정 섬 주민을 걱정하는 양문석에게 힘을 달라”고 호소했다. 양 후보의 연설을 지켜보던 한 주민은 “먹고살기 힘든 마당에 정치가 무슨 소용이 있느냐”면서도 “그래도 어려운 시국을 이겨 내려면 여당에 힘을 실어 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마침 시장도 같은 당이니 더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정점식 후보가 통영중앙시장을 찾아 상인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각 후보 캠프 제공

미래통합당 정점식(54) 후보는 전날 욕지도, 한산도를 거쳐 이날 사량도에 닿았다. “누님, 형님, 점식입니다.” 엘리트 공안검사, 현역 국회의원 감투를 벗어던진 정 후보는 주민 한 명, 한 명을 향해 연신 고개를 숙이고, 허리를 낮췄다. 정 후보는 “지난 1년을 4년처럼 보내며 열심히 일했다. 앞으로 4년도 침체한 지역 경제를 반드시 회복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 3년 만에 대한민국이 망가졌다. 경제는 폭망했고, 안보는 무너졌다”며 “독선에 빠진 정권을 심판하고 기울어진 대한민국을 바로 세울 수 있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 달라”고 당부했다. 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한 주민은 “나라 꼴이 말이 아니다. 코로나19 문제만 봐도 이미 100명이 넘는 국민이 죽었다. 산 사람도 굶어 죽을 판이라고 하는데 정작 정부는 자화자찬이다. 제대로 된 민심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보선에 이어 또 한번 거대 양당 후보와 맞서는 자유공화당 박청정(77) 후보는 산발적 유세로 지지층 결집에 나섰고, 국민혁명배당금당 김민준(64) 후보도 당 핵심 공약인 33정책을 내세워 뛰고 있다.

김민진 기자 m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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