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하고 행복해지려면? 디저트 카페 가면 되지!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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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즐거움

‘아델라7’의 브런치, 카페 ‘스미다’의 사르르 딸기, 보느파티쓰리의 샤를로뜨(왼쪽부터). ‘아델라7’의 브런치, 카페 ‘스미다’의 사르르 딸기, 보느파티쓰리의 샤를로뜨(왼쪽부터).

“우울하세요? 그럼 케이크를 드세요!”

서양에는 이런 속담이 있다고 한다. 실제로 기분이 처질 때 달콤한 걸 먹으면 기분이 한결 좋아지는 것 같다. 힘이 없을 때 “당 떨어진 것 같다”며 달콤한 사탕이나 과자를 먹는 건 흔한 일상의 모습이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며 모임을 하지 않은지 한 달이 넘었다. 집에만 있다가 보니 답답하고 우울하다는 하소연이 많다. 이럴 때 달콤한 조각 케이크 1점이, 작은 쿠키 1쪽이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다. 디저트 카페들에서 우울증을 날려버릴 먹을거리를 찾았다. 퇴근길, 당신 손에 안겨진 ‘달콤한 하나’가 가족 모두에게 큰 즐거움이 줄 수 있다.


‘아델라7’의 서홍원 대표. ‘아델라7’의 서홍원 대표.

●아델라7 : 아델라 여신의 선물, 부산에 나누다!

그리스 신화 속 7가지 행복한 먹거리와의 만남

코로나 충격에도 마스크 쓴 손님 끊이지 않는 곳


해운대 신시가지, 서면, 영화의전당에 이어 최근 문을 연 대연동 지점까지 어느새 부산서 4호점까지 생긴 ‘아델라7’. 부산의 새로운 디저트 문화를 만들어가겠다는 목표로 시작한 아델라7의 지난 몇 년은 시민들에겐 유쾌한 만남이었다.

그리스신화 속 왕족의 딸 아델라가 달콤한 음식들을 대접하며 백성들을 행복하게 해 주었다는 이야기에서 아델라라는 이름이 왔고, 거기에 숫자 7이 붙었다.

“아델라 신이 백성들에게 선물했던 것들을 구체적으로 생각해봤죠. 그걸 7가지 아이템으로 현실 속에 재현했습니다. 커피, 애프터눈 티, 초콜릿, 브런치, 빵, 쿠키, 케이크랍니다.”

아델라7의 서홍원 대표가 설명하는 아델라7의 행복한 먹거리이다. 서 대표는 사실 부산 제과·제빵업계에선 소문난 유명 인사다. 90년 초반 미쉘베이커리를 시작했고 이후 조선호텔 제과장, 부산 여러 대학의 외래교수와 겸임교수를 오래 지냈고 연산국제제과제빵학원도 20년 이상 운영해오고 있다. 제과협회 부산지회 이사, 식문화 제과협회 부산지회장, 사단법인 한국아티산기능인협회 회장 등 제과·제빵 관련 협회 일도 도맡아 한다. 거기에 크고 작은 재능 기부에도 빠지지 않고 참여하며 나눔을 잊지 않는다.

이 많은 일을 하고 있지만 서 대표의 중심은 언제나 그렇듯 빵과 케이크이다. 서 대표를 만난 곳은 최근 문을 연 황령산 터널 위 대연동 매장이다. 제대로 된 디저트 카페를 선보이기 위해 아예 건물을 새로 지었다. 도심과 좀 떨어진 이곳을 선택했을 때 주변에선 “왜 하필 여기?”라며 의아해했다. 그러나 제대로 하면 어디든 상관없다는 서 대표의 믿음은 통했고, 코로나19 여파에도 대연동 아델라7은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마스크를 하고 와서 빠르게 구입해서 나간다는 점만 달라졌을 뿐이다.

아델라7의 인기 품목은 신선한 과일과 야채, 빵이 함께하는 모닝 샌드위치와 브런치 세트, 오래 숙성시키는 자연발효빵이다. 예쁜 케이크와 쿠키에 반해 들어왔지만, 투박하지만 깊은 맛이 있는 자연발효빵에 자꾸만 손이 가게 된다.

아델라7의 디저트 파티 세트도 인기가 많다. 소모임이나 직장 단위로 주문하면 브런치 세트, 애프터눈 세트, 디저트 세트를 직접 배달받을 수도 있다. ▶아델라7 대연점=부산 남구 황령대로 319번 나길 30. 051-710-2349.


‘스미다’의 김인애(왼쪽) 대표와 원종국 셰프. ‘스미다’의 김인애(왼쪽) 대표와 원종국 셰프.

●스미다 :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스며들다!

질리지 않고 자꾸만 생각나는 맛

‘다시 봄, 토마토’ 봄나물처럼 상큼하다


원종국, 김인애 부부가 운영하는 망미동 디저트 카페 ‘스미다’는 시작한 지 1년 10개월 만에 참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 스며들었다. 매주 산지를 직접 방문해 농부에게서 가장 신선한 제철 재료를 가져와 바로바로 케이크와 빵, 쿠키를 만들고 있다.

“저희는 재료 본연의 맛을 가장 풍부하게 낼 수 있는 방법을 늘 고민해요. 그렇다 보니 우리 집 먹거리는 맛이 강하지 않아요. 예를 들어 ‘딸기 생크림 케이크’와 ‘딸기롤 케이크’도 주인공은 딸기니까 크림이나 빵도 딸기의 맛을 살려주기 위한 부재료로 사용하죠.”

스미다의 디저트는 단맛이 많이 없다. 첫맛이 강렬한 다른 집 디저트보다 단맛은 약하지만, 신기하게 질리지 않고 자꾸만 생각나는 맛이다. 카페 이름처럼 나도 모르는 사이 이 집 쿠키와 케이크가 스며들어 생활의 일부가 되는 것 같다.

이런 이유인지 카페 스미다를 좋아하는 열정적인 팬들이 많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안전을 고려해 카페 영업을 하지 않지만, 스미다의 단골 팬들은 여전히 매장을 찾아 그날 저녁의 행복한 디저트를 구입한다.

업계 동료였던 부부는 결혼 후 경기도 구리에서 남편의 작은 집을 개조해 디저트 가게를 처음 열었다. 집 주소인 ‘수택동28013’을 가게 이름으로 사용했고, 작은 가게는 부부의 정성과 맛이 통해 지역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수도권에서 잘나가던 부부가 부산으로 오게 된 건 현재 스미다가 위치한 건물 주인의 러브콜 때문이다. “우리 건물에 정말 맛있는 빵집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이 부부를 스카우트해 온 것.

“‘수택동28013’을 그리워하는 고객들이 너무 많아 어쩔 수 없이 1년에 3~4번 정도는 주문을 받아 차에 가득 케이크와 쿠키, 빵을 싣고 고객을 만나러 갑니다. 갈 때마다 감동받고 내려온답니다.”

요즘 스미다의 인기 품목은 ‘다시 봄, 토마토’와 ‘사르르 딸기’이다. 부산 강서구 대저 ‘짭짤이 토마토’로 만든 ‘다시 봄, 토마토’는 부드러운 젤리가 마치 입맛을 돋우는 봄나물처럼 상큼하게 다가온다. ‘스미다’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디저트이다. ‘사르르 딸기’는 부드러운 빵과 가벼운 생크림, 딸기가 듬뿍 들어가 조화로운 맛이 일품이다. ▶디저트 카페 스미다=부산 수영구 과정로 41번길 20. 051-752-8283.


‘보느파티쓰리’의 김지연 셰프파티시에. ‘보느파티쓰리’의 김지연 셰프파티시에.

●보느파티쓰리 : 프랑스 호텔의 디저트가 왔어요!

프랑스에서 14년 동안 쌓은 탄탄한 실력

“카늘레·마들렌·마블 케이크는 꼭 드셔야죠”


프랑스어로 ‘행복’을 뜻하는 가게, ‘보느파티쓰리’는 교대 앞에서 어느새 3년을 보낸 디저트 전문카페이다. 프랑스 유학 중이던 언니에게 놀러 갔다가 프랑스 제과에 빠져 한국의 모든 걸 포기하고 프랑스 유학길에 올랐던 김지연 셰프파티시에. 프랑스에서 제과 학교를 마치고 탄탄한 실력 덕분에 14년이나 프랑스 현지 제과 분야에서 일할 수 있었다.

“프랑스에서 계속 살 거라고 생각했는데 부산의 부모님이 자꾸만 그립다고 하셔서 결국 제가 선택했어요. 고향인 부산에 제대로 된 프랑스호텔식 디저트를 맛보여주고 싶더라고요. 제가 만든 디저트가 많은 이들을 행복하게 해 줄 거라는 자신이 있었거든요.”

김 파티시에의 자신감을 통했다. 가게를 열며 홍보도 안 했지만, 이 집의 맛에 반한 고객들이 스스로 SNS에 보느파티쓰리를 소개했고 덕분에 3년간 부침 없이 가게를 운영할 수 있었다.

이 집의 대표 메뉴를 소개해달라는 말에 모든 것이 대표품목이라 김 파티시에는 특정한 제품을 선택할 수가 없단다. 대신 고객들이 이 집에 오면 꼭 먹어야 한다고 추천한 메뉴들이 있다. 카늘레와 마들렌, 마블 케이크이다.

종 모양의 귀여운 디저트, 카늘레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프랑스 과자다. 한입 물었을 때 바사삭하는 소리와 질감이 느껴지며 기분이 좋다. 향긋한 레몬 맛과 달콤한 설탕 맛이 매력적인 마들렌, 화려한 무늬와 진한 맛이 느껴지는 마블 케이크는 디저트가 주는 행복이 이런 건가 제대로 알 수 있다.

혼자서 모든 디저트를 만드는 김 파티시에는 매일 오전 6시 30분이면 작업을 시작한다. 음식을 만드는 이의 몸이 고될수록 고객의 입은 행복해진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디저트 진열장에 얼굴을 대고 열심히 제품을 고르는 고객들의 표정이 고된 일을 계속하게 하는 김 파티시에의 보람이란다. ▶보느파티쓰리=부산 연제구 교대로 7. 051-502-2451.

글·사진=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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