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읽기] 광기와 성 / 리하르트 폰크라프트에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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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병리학의 온갖 사례 집대성

<광기와 성>은 1886년 오스트리아 빈 대학의 신경정신과 교수가 성병리학의 온갖 사례들을 집대성한 것이다. 사디즘 마조히즘 동성애 페티시즘 따위 성과 관련된 현대 의학 용어들이 이 책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프로이트와 칼 융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던 책이라고 하며, <성의 역사>를 썼던 미셸 푸코는 “외면하던 분야를 집대성한 걸작”이라고 했단다.

이 책은 보고서다. 일반인의 온갖 구체적인 198개 사례가 나온다. 사례에 포함되지 않는 유명인의 예를 들면 프랑스 국왕 앙리 3세는 동생의 결혼식장에서 땀에 젖은 한 여인의 속옷으로 얼굴을 닦았다고 한다. 땀과 체취가 사랑의 자극제가 된다는 예다. 결국 그 속옷의 주인공은 국왕의 행패 탓에 21세 때 요절했다고 한다. 중세 수도회는 금욕을 위해 스스로 매질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매질이 관능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자 매질을 금했다고 한다. 루소가 <고백록>에서 ‘강압적인 여자 앞에서 그 명을 따르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감미로운 기쁨이었다’고 적어놓은 것은 마조히즘의 한 양상이라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를 치료하는 효험을 보인 예도 많다고 한다. 리하르트 폰크라프트에빙 지음/홍문우 옮김/파람북/607쪽/2만 9800원. 최학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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