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선하 할머니 “아프면 안 되는데…”
선하(가명·73) 할머니는 아들 하나만 바라보며 살았습니다. 시댁과의 불화로 결혼 3년 만에 이혼하고 홀로 키운 아들입니다. 가사 도우미, 식당 일용직, 공사판을 가리지 않고 일했습니다. 건강이 나빠졌지만 당장 생활비를 벌려면 쉬는 시간도, 병원비도 아까웠습니다.
홀로 키운 아들은 뇌경색 투병
며느리 집 나가 손녀 돌봐야
수술 못 하고 허리 통증 견뎌
아들은 제조업 회사를 운영하며 결혼도 하고 예쁜 딸도 낳았습니다. 그러나 경기 악화로 거래처 대금 결제를 제때 못하면서 어려움을 겪더니 결국 부도가 나 폐업을 했습니다. 빚더미 속에 택시 운전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사납금을 채우지 못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며느리는 생활고 속에 어린 딸을 두고 가출을 했습니다. 아들은 우울증을 앓기 시작하더니 5년 전 갑자기 쓰러져 뇌경색 진단을 받았고 더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손녀는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자퇴한 뒤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불안감이 커서 혼자 외출하면 무섭다며 집밖을 나설 때는 꼭 할머니와 함께 다녀야 합니다.
나중에 늙어 일을 못하게 되면 아들이 부양해주겠거니 기대한 날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스스로 돌봄과 보호가 필요한 고령의 나이에 아들 간병과 손녀 양육을 전담해야 합니다. 자꾸 심신이 지칩니다. 우울증과 화병이 생겼습니다.
운명을 원망해보지만 현실은 갈수록 팍팍해집니다. 2년 전부터 허리와 다리가 아파오더니 몇 달 전부터는 극심한 통증으로 걷기조차 어려워졌습니다. 병원에서는 척추 신경이 눌려 수술을 받지 않으면 다리가 마비돼 걷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자신만 바라보는 아들과 손녀를 두고 거동을 못한다고 생각하면 선하 할머니는 눈앞이 캄캄합니다. 이제는 진통제를 먹어도 고통이 멎지 않습니다. 수술 말고는 방법이 없다지만 정부 지원금으로 생활을 꾸려가는 할머니에게 500만 원 이상이라는 수술비를 마련할 길은 없습니다.
선하 할머니는 작은 소원이 있습니다. 손녀가 올해 검정고시를 합격해 취업도 하고 남들처럼 평범하게 사는 모습을 보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 하는데 계속되는 통증 속에서 할머니의 한숨만 깊어집니다.
선하 할머니가 고통에서 벗어나 아들, 손녀와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눈물로 키운 손녀가 어엿한 사회인으로 생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여러분의 따뜻한 사랑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