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율이 판세 가른다” 여야 지지층 투표 독려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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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선택 4·15 D-5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일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부산 남구 일대에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현수막이 연이어 내걸렸다. 현수막은 푸른색과 핑크색으로 각각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상징색이 사용돼 눈길을 끌었다. 김경현 기자 view@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일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부산 남구 일대에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현수막이 연이어 내걸렸다. 현수막은 푸른색과 핑크색으로 각각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상징색이 사용돼 눈길을 끌었다. 김경현 기자 view@
최근 2~3일 새 부산 수영대로를 중심으로 한 남구 일대에 ‘당신의 소중한 한 표, 4년의 남구를 결정합니다’라는 현수막이 연이어 내걸렸다. 현수막에는 사전투표 일자와 선거일, 게시자의 이름이 표기돼 있지만 특정 정당이나 후보가 게시한 것은 아니다. 다만 현수막의 푸른색 바탕이 더불어민주당의 상징색이라는 점에서 마치 여당을 지지해 달라는 듯한 인상을 준다. 특히 현수막들은 게시자 이름만 바뀔뿐 내용은 동일하다는 점에서 조직적으로 내건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사고 있다.

그러자 핑크색 바탕의 사전 투표 독려 현수막도 뒤이어 내걸리고 있다. 핑크색은 미래통합당 상징색으로 앞서 내걸린 투표 독려 현수막의 맞대응 성격으로 보인다. 선거관리위원회도 특정 정당을 상징하는 바탕색을 쓰는 것은 선거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부산시선관위 관계자는 “투표 참여 권유 활동은 사전투표소와 투표소로부터 100m 안에서만 하지 않으면 가능하고 정당이나 후보자를 지지하는 글, 그림, 사진이 있을 경우에만 법 위반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코로나 영향, 사람 적을 때 투표”
역대 선거보다 투표율 높아질 듯

청년층 많이 참여 땐 민주 유리
고령층 많으면 통합당 상대적 우위

지방선거 때 당락 뒤집은 전례
전화·현수막 등 투표 독려 총력

일선 지자체에도 특정 정당을 상징하는 색깔을 쓴 불법 현수막이 내걸렸다는 민원이 들어오지만 이에 대한 단속은 진행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부산 남구청 관계자는 “지정게시대에 걸린 현수막을 빼고는 사실 전부 불법 현수막인데 후보자들이 내건 대부분 현수막도 불법인 셈이어서 투표 독려 현수막만 따로 단속하기는 어렵다”며 “선거일까지 기다렸다가 철거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현수막 게시는 불법 논란 소지가 있고 일종의 ‘편법 선거운동’으로도 보이지만 이번 ‘4·15 총선’에서는 별다른 제재 없이 이뤄지는 실정이다. 이는 여야 모두 사활을 걸고 10~11일 이틀간 실시하는 사전투표 독려에 나서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실제 이번 선거에서는 사전투표의 위력이 그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선거 당일 ‘코로나19 사태’로 유권자들이 몰리는 상황을 우려해 투표 참여를 꺼리는 노년층을 비롯해 다양한 연령층의 유권자들이 사전투표소로 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부산에서는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일반 개표에서 뒤지던 여당 후보들이 대학생이나 청년층 참여율이 높은 사전투표 개표에서 뒤집는 경우도 적지 않게 나온 적 있어 이번 선거에서도 민주당 측은 사전투표 독려에 더 열성적이었다. 여기에 통합당도 보수 지지 성향이 강한 노년층 투표율을 높여야 한다고 판단, 적극적으로 사전투표 독려에 뛰어들며 맞불을 놓는 형국이 됐다.

일단 여야 총선 후보 대부분도 사전투표 첫날인 10일 투표에 참여함으로써 사전투표 참여율을 높이겠다는 복안을 세웠다. 해운대갑 통합당 하태경 후보는 10일 오전 6시 가장 일찍 사전투표소를 찾아 투표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부산 총선 여야 좌장으로 부산진갑에서 맞붙은 민주당 김영춘 후보와 통합당 서병수 후보도 10일 오전 사전투표로 한 표를 행사하기로 했다.

후보들도 아예 유권자들에게 직접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전화를 걸며 간접적인 선거운동으로 활용하고 있다.

여야 정당 역시 사전투표 독려에 나서고 있다. 부산의 경우 역대 선거에서 다른 지역보다 사전투표율이 낮았기 때문에 여야 모두 사전투표 독려에 더 적극적인 모습이다. 부산의 사전투표 참여율은 2016년 총선(9.8%), 2017년 대선(23.2%), 2018년 지방선거(17.1%) 등 최근 세 차례 선거에서 16.7%에 머물렀다. 이는 전국 평균 19.5%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민주당 부산선거대책위원회도 9일 보도자료를 내고 “사전투표에 참여하는 유권자가 늘고 있고 그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면서 민주당 부산 총선 후보 전원이 10일 오전 사전 투표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통합당 역시 중앙당 지침에 따라 사전투표 독려에 나서고 있다. 통합당 부산선대위는 각 후보 캠프에 투표 독려 현수막을 내걸도록 지침을 내리는 한편 당원과 유권자들에게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사전투표에 참여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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