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가 16년 낙후 끝내야” “조경태가 정권 심판 적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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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박빙 현장을 가다] 부산 사하을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이상호 후보가 9일 오전 부산 도시철도 신평역 인근에서 시민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위). 미래통합당 부산 사하을 조경태 후보가 같은 날 오후 부산 사하구 다대활어시장에서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강원태 기자 wkang@
9일 오전 10시 30분 부산도시철도 1호선 신평역 4번 출구 앞. 부산 사하을 더불어민주당 이상호 후보가 오가는 사람들과 가볍게 눈인사를 하거나 ‘주먹치기’ 인사를 하고 있었다. 이 후보는 “안녕하십니까. 사하을 국회의원 후보 이상호입니다”라고 소개한 뒤 “발전 없던 사하, 이제는 바꿀 때가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의 주먹치기 인사 제안에 응하는 주민들은 대부분 30~40대 젊은 층이었다. 이 후보는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고, 오늘 고3과 중3이 온라인 개학을 한 만큼 유권자들을 배려하기 위해 유세차를 타지 않고 거리를 걸어다니며 ‘뚜벅이’ 선거운동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근에서 만난 이수진(44·여) 씨는 “지금 국회의원이 오랫동안 하셨는데, 사하구는 여전히 발전이 없는 것 같다”며 “이번 선거에서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갈라선 ‘원조 친노’ 막판 대접전
이, 주먹 인사하며 ‘뚜벅이’ 유세
40대 주부 “이번엔 변화 필요”
조, 무대응 전략서 공세로 전환
광주서 온 70대 “호남서도 지지”

이날 오전 유세 차량을 타고 지역구를 돌던 미래통합당 조경태 후보는 오후 2시 다대동 다대씨파크 옆 다대활어재래시장을 찾았다. “다 아는데 뭐할라꼬 주노~.” 한 상인이 손사래를 치면서도 조 후보가 건네는 명함을 이내 건네받았다. 상인 박경복(71·여) 씨는 “시장에 도움을 많이 줘서 지금까지 계속 (조경태 후보를)찍었다”고 말했다. 조 후보 뒤로는 김종학(74) 씨와 김현옥(76) 씨가 따라붙었다. 두 사람은 조 후보의 선거를 돕기 위해 각각 광주와 전남 광양에서 부산으로 왔다. 김현옥 씨는 전 조선대 총학생회장이다. 조 후보의 비서관은 “광주에서 온 분”이라고 이들을 상인들에게 소개했다. 김종학 씨는 “조경태 의원은 호남에서도 엄청난 지지를 받고 있다”며 “(사하을에는 호남 출신의 유권자들이 많아)지난 선거에 이어 이번에도 돕고 있다”고 말했다.

사하을에서 격돌하는 두 후보는 ‘원조 친노(친 노무현)’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정치적 입지가 천양지차다. 당적을 바꾸고 당선된 이력이 있는 조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당내 물갈이 바람에서 생환한 유일한 현역 4선 후보다. 통합당 최고위원 자리도 꿰차고 있다. 반면 노사모 출신의 이 후보는 ‘조경태 저격수’로 투입되긴 했지만, 정치 경력이 짧다. 이 때문에 선거 초반에는 두 후보의 대결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비유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초 조 후보의 우세가 점쳐지면서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던 사하을은 선거가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여야 모두 심창찮은 분위기를 감지할 만큼 격전지로 급부상했다.

선거전 초기 조 후보는 ‘발전 없는 사하, 선수 교체’ ‘철새 정치인’ 등을 꺼내들고 맹공하는 이 후보에 대해 무대응 ‘외면 전략’을 고수했다. 우세한 판도에서 굳이 맞대응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종반 판세가 요동치자 조용한 선거를 유지해 온 태세를 전환하는 모양새다.

이러한 분위기를 인지한 듯 종반 판세를 확실한 우위로 끌고 가기 위해 두 후보 모두 막바지 선거운동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후보는 ‘발전 없어 중단’을 외치고 있다. 조 후보가 자신의 선거 벽보에 ‘중단 없는 사하발전’을 내걸자 이를 겨냥한 것이다. 조 후보가 국회의원으로 있었던 16년간 사하을은 여전히 낙후돼 있는 만큼 이젠 후보를 바꾸는 ‘중단’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 후보는 “선거운동을 하면서 만난 많은 분들이 ‘지금까지 국회의원이 뭐 했노’라고 역정을 내시며 ‘이번에는 꼭 바꿔 달라’고 말하신다”고 강조했다.

조 후보는 “경제 실정 등 정권 심판을 요구하는 지역 민심이 들끓고 있다”며 정권 심판론에 무게중심을 더욱 싣고 있다.

지역 표심도 그야말로 ‘안갯속’이다. 16년간 낙후돼 있는 사하을 발전을 위해 선수 교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와 정권 심판론 동조 여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당내에서 실시한 여론 조사 외에는 언론사 등의 공표용 여론 조사가 공개된 적도 없다.

다대활어재래시장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50대 김 모 씨는 “조경태 의원이 당을 옮기지 않았다면 더 힘을 얻어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었을 텐데…”라며 “아직 누구에게 투표할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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