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약점만 캐는 선거, 민심의 선택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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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선택 4·15 D-5

10~11일 진행되는 사전투표로 4·15총선의 민심 선택이 시작되면서 여야가 정책과 미래 비전 제시를 외면한채 가장 '약발'이 잘 먹히는 상대방 실책 부각과 프레임 싸움에만 몰두하고 있다. 이러한 양당의 모습은 이번 선거로 구성되는 21대 국회 역시 20대 국회처럼 ‘동물 국회’를 재연할 것이 뻔하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관련 기사 2·3·4·5·6면

오늘부터 이틀간 사전투표
차명진 ‘세월호 텐트’ 발언
민주, 황교안 대표에 책임 돌려
조국 전 장관 사태 선거판 소환
통합당, 정권심판론 불붙여
여야 실책 부각·프레임 싸움

최근 거대 양당 맞대결 구도로 박빙 대결이 전국 각지에서 펼쳐지자 여야 모두 정책이나 공약은 외면하고 비난전에 몰입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미래통합당 측 막말과 말실수 활용에 화력을 쏟아붓고 있다. 통합당 황교안 대표의 ‘n번방 호기심’ 발언에 이어 김대호(서울 관악갑) 후보의 ‘30·40세대’ 비하, ‘나이 들면 장애인’ 발언 등 연일 실언이 거듭되자 표정관리에 나섰다.

지난 8일 차명진(경기 부천갑) 후보의 ‘세월호 텐트’ 사건이라는 초대형 설화가 터져 나오자 '물 만난 고기'처럼 공세를 취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9일 당 회의에서 “국난 상황에서 야당 후보들이 막말 퍼레이드를 펼치는 것은 염치 없는 국민 무시 행위”라며 막말 선거로 변질된 책임을 황교안 통합당 대표에게 돌렸다.

통합당 역시 선거운동의 초점을 상대 당을 코너에 몰아넣기 위한 ‘프레임 짜기’에 맞추고 있다. 김종인 위원장은 지난 8일 경기·충남권 지원유세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한풀 꺾이면 경제 지옥문의 빗장이 풀린다”면서 “그런데도 이번 선거를 통해 (경제가 아니라)그 사람을 한번 살려 보자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겨냥했다. 조 전 장관을 선거판에 소환해 정권심판론에 불을 붙이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전국 각지에서 거대 양당 후보 간 고소고발전과 상대방 발언 꼬리잡기식 선거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 중영도 통합당 황보승희 후보는 9일 TV토론회에서의 민주당 김비오 후보 발언을 문제삼았다. 그는 토론회에서 ‘조국 청문회를 보며 울었다는데 지금은 어떠냐’고 질문한 뒤 “자기(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식, 형수까지 고통받고 있는데… 인지상정이라고 생각한다”고 김 후보가 답하자 “조국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고 문제삼았다.

부산진갑 민주당 김영춘 후보는 9일 근거없는 흑색선전을 펼친다며 통합당 소속 부산진구의원 8명을 경찰에 고발했으며 해운대갑 유영민 후보는 “문재인 정부는 기업인을 범죄자 취급한다”는 통합당 하태경 후보 발언을 놓고 막말 논란에 불을 지피는 등 부산 선거구마다 비방과 고소가 잇따르는 상황이다. 북강서을 통합당 김도읍 후보는 TV토론회 발언을 놓고 민주당 최지은 후보를 고소했다.

<부산일보> 총선자문단인 부산대 진시원 교수는 "유권자 스스로 네거티브 공세를 걸러내고 자신의 지역구 관련 공약을 세세하게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들이닥칠 경제 충격을 누가 잘 극복할지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석호·이은철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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