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여행업계 깊어지는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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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한 달간 운영을 중단하는 그랜드 워커힐 서울. 연합뉴스

코로나19에 따른 피해가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사태 초기부터 직격탄을 맞은 여행·숙박업계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호텔, 유·무급 휴직 등 버티기
폐업신고 여행사 192곳 달해

한국호텔업협회는 12일 코로나19에 따른 예약 급감으로 호텔업계가 입은 피해가 3월에만 5800억 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고객 감소로 타격을 입은 데 더해 일부 호텔은 확진자의 동선에 포함되면서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며칠 임시 휴업까지 해야 했기 때문이다.

급기야 서울의 5성급 특급호텔들이 휘청이기 시작했다. 그랜드 워커힐 서울이 서울 5성급 호텔 중 처음으로 지난달 23일부터 객실 영업을 한 달간 중단하기로 했고 파크 하얏트 서울도 6월 8일까지 호텔 전체 시설 운영 중단에 들어갔다. 그나마 영업 중인 호텔들도 평균 객실 점유율이 10% 정도며 주말도 15%를 넘기지 못한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일부 대형 호텔은 주중 점유율이 5%까지 떨어졌지만 휴업하지 않은 채 그냥 버티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역시 타격이 크다. 웨스틴조선호텔과 신세계조선호텔은 다음 달 31일까지 직원들을 대상으로 유급휴업을 실시한다. 다른 특급호텔들도 무급 또는 유급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주중 객실 점유율 10%선마저 무너지고, 한 자릿수대로 떨어진 곳도 있을 정도다. 부산의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1+1 패키지 등을 실시하면서 사실상 펜션 가격으로 객실을 판매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망이 어둡다”며 “대규모 구조조정에 대한 두려움도 엄습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행사들의 상황은 더욱 처참하다. 한국여행업협회(KATA)의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1월 20일부터 이달 10일까지 각 지자체에 폐업을 신고한 국내외 일반 여행사는 192곳까지 늘었다. 여기에는 유사업종도 포함돼 있어 전부 여행사 폐업으로 보긴 어렵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그나마 대형 여행사는 주3일 근무제, 유무급휴가 등으로 버티고 있지만 여름 성수기까지 수요 회복이 안 되면 상황이 심각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국내 코로나19는 조금씩 잡혀가는 분위기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오히려 더 악화하고 있어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김덕준·안준영 기자 casiop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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