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망자 2만 명 넘어서… 50개 주 전역이 ‘재난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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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롱크스 인근의 외딴 섬인 ‘하트섬’에서 방호복을 입은 인부들이 시신이 담긴 관들을 두 줄로 묻고 있다. 영안실의 수용 능력이 한계에 이르자 사망자 시신을 이곳에 집단 가매장하고 있는 모습을 드론이 포착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부활절(12일)을 맞아 전 세계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의 또 다른 모멘텀이 될까 우려하는 가운데 미국이 11일(현지시간) 이탈리아를 제치고 누적 사망자 세계 1위에 올라섰다.

이에 따라 미국은 지난달 26일 중국을 제치고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나라가 된 데 이어 사망자 또한 가장 많은 국가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

사망자 이탈리아 추월 세계 1위
전 세계 사망자 5명 중 1명꼴
누적 확진자 50만 명 훌쩍 넘어
뉴욕시 노숙자 340여 명 감염
루스벨트호 감염 550명으로 늘어

미 존스홉킨스대학 실시간 집계 자료에 따르면, 한국시간 12일 오후 6시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2만 608명, 환자는 53만 6명으로 집계됐다. 이탈리아의 사망자는 1만 9468명으로 집계됐다. 미국의 사망자는 전 세계 사망자(10만 8994명) 5명 중 1명꼴이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정점에 가까워졌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망자가 2만 명을 넘어서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나라가 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10일 하루 사망자가 처음으로 2000명을 넘어서는 등 최근 사망자가 급증하는 추세를 보였다. AFP 통신은 존스홉킨스대 자료를 인용해 10일 2108명의 사망자가 추가됐다고 밝혔고, 워싱턴포스트(WP)는 자체 집계를 토대로 하루 새 2056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WP는 “코로나19 진단이 제대로 실시되지 않은 데다 병원 바깥에서 발생한 사망자의 경우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미국의 사망자 통계가 더욱 악화할 것으로 우려한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최대 진원지인 뉴욕주에서는 11일도 700명대 후반의 코로나19 사망자가 새로 추가돼 누적 사망자는 8623명으로 늘었다. 다만, 일일 사망자 증가 폭은 다소 완화됐다. 뉴욕주 사망자는 지난 7일 731명, 8일 779명, 9일 799명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10일 777명, 11일 783명을 기록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브리핑에서 “사망자 수치가 다소 안정화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입원환자 수는 정점을 친 것으로 보인다. 입원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뉴욕주 다음으로 큰 피해를 본 뉴저지주에서는 하루 사이 251명이 사망해 누적 사망자가 2831명으로 늘었고, 코로나19 확진자는 3599명 늘어난 5만 8151명을 기록했다. 환자 수가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과 달리, 사각지대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계속 나와 긴장을 절대로 늦춰선 안 된다는 분위기도 역력하다.

뉴욕시에는 지금까지 최소 343명의 노숙자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이중 약 20명이 사망했다.

또한 미 해군은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 승조원 100명이 추가로 양성 반응을 보여 루스벨트호에서 감염된 코로나19 환자가 모두 550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와이오밍주의 연방 재난지역 선포 요청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50개 주 모두가 재난 지역으로 지정됐다. CNN 방송은 “전염병으로 미 50개 주 모두가 재난 지역으로 지정된 것은 역사상 처음”이라고 전했다.

확산 국면 차단을 위해 미 국방부가 11일 16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방역용 N95 마스크 약 4000만 장 생산에 나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전쟁 때 마련된 국방물자생산법이 적용되는 미 국방부의 첫 프로젝트다.

미 국방부는 “10일 저녁 백악관 태스크포스로부터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국방물자생산법에 따른 첫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한 승인을 받았다”면서 “1억 3300만 달러(한화 1612억원)를 투입해 90일 이내에 N95 마스크 생산을 3900만 장 이상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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