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재개하는 날 빨리 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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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철 H&H(사람과 행복) 회장

“모든 소상공인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활기차게 장사를 재개하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바랍니다.”

부산 동래구 안락동 서원시장에서 ‘양푼매운갈비찜’ 식당을 운영하면서 봉사단체 ‘H&H(사람과 행복)’를 이끌고 있는 백운철(58) 회장의 목소리에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과 곧 다가올 희망에 대한 기대감이 교차하고 있었다.

마스크 1004장 동래외식업지부 전달
본인 식당도 휴업 “소상공인 힘내세요”

백 회장은 최근 회원들의 뜻을 모아 마스크 1004장을 구매해 동래구외식업지부에 전달했다. 지부는 여기에 1000장을 더 보태, 총 2004장의 마스크를 코로나19 발생 이후 영업 부진에 시달리는 소상공인들에게 전달했다.

백 회장은 “코로나19 탓에 가게 문을 닫고 쉬다 보니 어려운 곳이 너무 많아 보였다. 2월 말부터 가게 문을 닫은 탓에 일단 저부터 힘들어 죽을 지경이다. 어렵지만 저보다 더 괴로운 이들을 위해 마스크를 기부하기로 했다. 혼자서 마스크를 다 구하기 어려워 H&H 회원들의 뜻을 모아 1004장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경남 거창 출신인 백 회장은 현대백화점 부산점에 다니다 8년 전 명예퇴직한 뒤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퇴직하기 전인 2004년 6월 회사 직원 등 100여 명을 모아 H&H를 만들어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 백 회장은 H&H 회원들과 함께 독거 가구 도배 장판, 간식 지원, 보육원 봉사 활동 등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김해시 한림면 장재마을과 ‘1사 1촌’을 맺고 딸기 수확 철 일손 돕기에도 참여하고 있다. 한 사진관의 도움을 받아 어르신 영정사진 촬영 봉사활동도 진행했다.

지금은 회원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H&H의 활동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는 복지센터에서 매달 한두 차례 식사 준비와 배식 봉사 활동에 참여했다. 또 연초에는 떡국 나눔, 연말에는 김치 나눔 행사에도 참가했다.

백 회장은 “코로나19로 중단된 봉사활동을 조만간 재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먼저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을 이달 말 부산역과 현대백화점 앞 등에서 펼치기로 했다. 또 동래구노인복지관 봉사활동에도 적극 참여할 방침이다.

백 회장은 “봉사활동은 꽤 재미있는 일이다. 봉사하러 가기 전날 설레 잠을 설친 적도 있었다”면서 “마스크 1004장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남태우 선임기자 le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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