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지지 않은’ 개발 사업, ‘밝히지 않은’ 실행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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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선택 4·15 D-2] 부산 후보들 대표 공약

‘4·15 총선’을 이틀 앞두고 부산 18개 선거구 여야 후보들의 대표 공약을 한데 모았다. 후보들은 저마다 지역민들의 오랜 숙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고, 지역 산업 발전을 이끌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장밋빛 공약’들 속에 구체적인 실행 전략이 뒷받침된 사례는 찾기 어려웠다. 지역 유권자들도 어느 후보가 좋은 민생 공약을 내세웠고 이를 치밀하게 현실화할 수 있는 후보인지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겠다.


도시철도·트램 등 청사진 수두룩
여야 후보 비슷한 공약 부지기수
동래 한 바퀴 버스 등 튀는 공약도
유권자가 현실화 가능성 따져봐야


■‘빠지지 않는’ 대규모 개발사업 공약

후보자 대부분이 대형 개발사업 공약을 앞세웠다.

더불어민주당을 보면, 부산진갑 김영춘 후보는 도시철도 초읍선 신설을 강조하고 있으며, 동래 박성현 후보는 사직운동장과 초읍, 서면을 연결하는 도시철도를 만들겠다고 했다. 북강서을 최지은 후보와 사하갑 최인호 후보는 모두 하단~녹산 도시철도 조기 착공을 약속했고, 중영도 김비오 후보는 조선산업 쇠락지에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남을 박재호 후보는 ‘오륙도 트램’ 2022년 개통을, 남갑 강준석 후보는 우암선 트램 도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미래통합당은 사하을 조경태 후보가 도시철도 송도선 건설 공약을 내놓았고, 북강서을 김도읍 후보가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와 금곡대로를 연결하는 도로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해운대갑 하태경 후보는 제2 장산터널 건설과 동부산선 추진을, 북강서갑 박민식 후보는 초고층 랜드마크 건설을 약속했다. 중영도 황보승희 후보는 중구엔 미니 트램, 영도구엔 노면전차를 만들겠다고 했다.



■비슷한 공약 속 ‘차별화’ 부족

지역에 가장 필요한 사업에 대해 여야 후보가 비슷한 해법을 내놓는 경우도 많았다. 지역에 꼭 필요한 사업이라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차별화엔 실패했다는 평가다.

부산진을에 출마한 민주당 류영진 후보와 통합당 이헌승 후보는 단절된 도심을 연결시켜 도시기능을 복원하는 ‘도심철도 재배치’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다만 류 후보는 이곳을 ‘K-컬처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그림을 그렸고, 이 후보는 의료관광·항노화 관련 신성장산업을 유치해 지역경제를 일으키겠다고 밝혔다.

남갑 민주당 강준석 후보와 통합당 박수영 후보도 해양금융·해양산업 관련 비슷한 공약들을 내걸었고, 기장의 민주당 최택용 후보와 통합당 정동만 후보도 도시철도 기장·정관선 유치 공약을 놓고 서로 적임자라고 내세우고 있다. 사하을 민주당 이상호 후보와 통합당 조경태 후보는 서부산의료원 건립 필요성을 공통으로 외치고 있다.

■통통 튀는 이색 공약 ‘눈길’

개성 있는 공약으로 승부를 건 사례도 있었다. 동래 통합당 김희곤 후보의 ‘동래 한 바퀴’ 투어버스 도입 공약이나, 서동 민주당 이재강 후보의 미군 55보급창 부지 내 야구장 건립, 사상 민주당 배재정 후보의 삼락생태공원 ‘국가정원’ 지정 추진 공약은 실현 가능성까지 더해진다면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북강서갑 민주당 전재수 후보의 어르신 종합복지시설 건립, 남을 통합당 이언주 후보의 특목고 유치·입시정보지원센터 건립, 수영 민주당 강윤경 후보의 공공 실내놀이터 건립 공약도 노인·학부모를 공략한 점이 주목 받았다.

<부산일보> 총선자문단, 인제대 경영학과 원종하 교수는 “창의성과 실현 가능성을 기준으로 보면 전반적으로 부산 현안을 깊이 고민했다고 보긴 어려운 공약들이 많았다”며 “당장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정책 또는 중앙에서 자신의 힘을 과시하는 유형의 공약이 많아 여야 후보 누가 당선돼도 당장 부산이 바뀔 수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매섭게 지적했다. 원 교수는 또 “부산을 부산답게 만들 공약인지, 미래세대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지를 살펴본 뒤 선택을 해 달라”고 유권자들에게 당부했다.

김경희·민지형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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