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심 높고 외곽지역 낮고… 여야 “우리가 유리” 동상이몽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건강한 선택 4·15 D-2] 부산 사전투표율 분석

4.15 총선 사전투표 이틀째인 11일 오전 부산 수영구청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와 위생장갑을 착용한 채 투표를 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 ‘4·15 총선’ 사전투표율이 25.5%로 나타나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2016년 총선 당시 부산의 최종 투표율이 55.4%였던 것을 감안하면 10명 가운데 4명은 사전투표로 선거권을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유권자들이 선거 당일 혼잡을 피하기 위해 ‘분산 투표’를 했다는 분석과 함께 보수와 진보 지지층이 각각 결집하면서 세 대결을 펼쳤다는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코로나로 분산 투표심리 작용
지지층 결집 등 다양한 해석

민주 “문재인 정부 지지표 몰려”
통합 “정권 심판 분노표 몰려”
역대급 투표율 손익계산 분주



■부산 원도심 높고, 농촌지역 낮아

부산 이번 사전투표는 원도심 참여율이 매우 높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서구와 영도구가 각각 27.9%로 부산 구·군 가운데 사전투표율이 가장 높았다. 동구와 중구도 각각 27.4%, 26.8%를 보여 부산지역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원도심에 노년층이 많이 거주한다는 점에서 코로나19 감염을 걱정하는 중장년층이 선거일을 피해 일찌감치 투표에 참여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이번 총선에서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른 중·영도의 사전투표율이 높다는 점에서 해당 지역 유권자들의 높은 관심이 정치적 참여로 반영됐다는 풀이를 내놓기도 했다.

반면 대학가가 몰려 있어 젊은 유권자 비율이 높은 남구의 사전투표율도 27.8%로 나타나 부산의 높은 사전투표율이 ‘코로나19를 우려한 노령층의 참여’라는 한 가지 요인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함께 과거 선거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던 해운대, 수영의 사전투표율이 이번에는 평균 이하로 낮아진 점도 주목된다. 도·농 복합지역인 강서, 기장은 각각 22.5%, 20.2%로 부산에서 사전투표율이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이런 결과는 선거 당일까지 여야 후보들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접전을 펼칠 것을 예고하고 있다.

부산 전체의 낮은 사전투표율은 민주당 정권에 실망한 것은 물론 대안 제시를 못하는 통합당 역시 지지하지 않는 시민들의 여론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도 있다.



■여야, 서로 “우리가 유리”

여야 모두 각 당 지지층이 투표장으로 몰려 나오며 사전투표율이 높게 나왔다며 유리하게 해석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정부와 집권당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라는 유권자의 의지라고 했고, 미래통합당은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심판하기 위한 ‘분노 투표’가 원동력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일반적으로 투표율이 높아질수록 진보진영에 유리하다고 보고 이번 사전투표율 상승이 본선 승리의 서막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높게 평가하는 여권 지지층과 무당층이 문재인 정부와 집권당에 힘을 실어 주고자 대거 사전투표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노인 인구층이 많은 원도심에서 사전투표율이 매우 높았다는 점에서는 경계심을 드러내면서도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 부산 민주당의 분석이다.

반면 통합당 부산선대위는 문재인 정부 실정을 심판하기 위한 ‘분노 투표자’가 대거 몰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일부 여권 인사가 ‘180석 확보’를 호언장담하는 등 오만함에 위기를 느낀 숨은 보수층이 이번 사전투표를 계기로 선거 당일까지 총집결하는 대역전극도 기대하고 있다. 이런 위기의식이 보수 지지층이 두꺼운 원도심에서의 높은 사전투표로 이어졌으며, 이제는 부산 전역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통합당 부산선대위 관계자는 “사전투표의 뜨거운 열기는 지난 3년 동안의 문재인정권의 무능과 정책 실패, 오만과 독선을 실패하자는 민심의 분노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 전문가들은 높은 사전투표율은 특정 정당이나 이념에 대한 충성도가 낮은 무당층이 적극적으로 투표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따라서 사전투표 열기가 선거 당일까지 이어지면서 전체 투표율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높은 투표율은 선거에 별 관심이 없던 유권자를 투표소로 끌어내는 효과도 있다. 다만 유권자들이 코로나19 때문에 사람이 몰리는 선거 당일 투표를 피한 것이라면 전체 투표율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