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15 총선 D-1, 막말·폭로전 ‘막장 혼탁 선거’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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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차분하게 치러지던 선거판이 막판이 되자 막말과 폭로전으로 혼탁해지는 모습이다. 어제 미래통합당이 ‘세월호 텐트 막말’로 잇단 논란을 일으킨 경기 부천병 차명진 후보를 제명하기로 한 결정은 너무 늦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차 후보는 지난해 4월 페이스북에 세월호 유가족을 모독하는 글을 올려 당원권 정지 처분을 받은 인물이다. 최소한의 인간적 예의가 없는 사람에 대한 공천이라는 첫 단추부터가 잘못된 것이다. 문제성 발언이 반복되고 있으니 변명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통합당이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지 못하고 왜 여기까지 끌고 왔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별로 나을 게 없다. 백원우 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통합당을 향해 “저런 쓰레기들을 국민 여러분이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합당을 쓰레기라고 부르면 통합당을 지지하는 국민까지 쓰레기로 보는 것과 다름이 없다. 입에 올려서는 안 될 오만한 언사다. 하긴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했다. 막말이 횡행하는 데는 거대 양당의 대표들에게 책임이 적지 않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지난 11일 “이 정부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테러를 할지도 모른다. 이미 하는 것을 보지 않았나”라고 주장했다. 한 남성이 오세훈 서울 광진을 통합당 후보를 향해 흉기를 들고 접근하다가 경찰에 체포된 해프닝을 마치 정부가 사주한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무책임한 선동일뿐이다.

코로나로 차분한 선거 막판에 흐려져
막말 정치인 유권자가 표로 심판해야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막말도 빠지지 않는다. 이 대표는 최근 한 유튜브 방송에서 통합당을 조폭에 비유하면서 ‘토착 왜구’라고도 표현했다. 여당이 야당을 토착 왜구나 쓰레기로 보는데 협치를 통한 국정 운영이 될 리가 없다. 이 대표의 부산 폄하 발언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이 대표는 “부산에 올 때마다 매번 느끼는데 왜 교통체증이 많을까, 도시가 왜 이렇게 초라할까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고 발언했다. 통합당 인천 연수갑 정승연 후보가 “존경하는 유승민 대표께서 인천 촌구석까지 와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라고 언급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이 두 발언은 지역민에게 상처를 줬다. 그들의 태도를 통해 평소에 지역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깨닫게 되었다.

내일 치러질 21대 총선은 코로나로 고통을 받는 대한민국에 새로운 희망이 시작되는 날이 되어야 한다. 투표장으로 가기 전에 총선자문단이 제안한 체크리스트를 다시 한번 상기해보면 좋겠다. 자문단은 선택을 피해야 하는 후보로 ‘정치 혐오’를 부추기는 사람을 꼽았다. 정치를 혼탁하게 만드는 사람, 혐오를 키우는 사람, 막말을 하는 사람은 ‘제외’ 1순위다. 공천 과정에서 거르지 못한 막말 정치인은 유권자가 표로 걸러야 한다. 여야를 막론하고 막말을 일삼고, 과거사를 부정하는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게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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