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워터파크 개장 연기說… 엘시티, 결국 주거용만 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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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체류형 관광지 조성을 목표로 한다던 엘시티가 워터파크 개장 불투명에다 스타필드시티 입점 무산 위기 등으로 주거시설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부산일보DB

‘관광도시 부산의 랜드마크’ 엘시티(해운대관광리조트 개발사업) 프로젝트가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해운대를 사계절 체류형 관광지로 조성하겠다는 당초 구상이 흔들리고 있다. 오는 6월 그랜드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는 워터파크가 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로 정상 개장 여부가 불투명한 데다, 상업시설 내 입점 예고로 관심을 모았던 도심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시티’ 역시 오프라인 유통업 침체와 맞물려 입점 무산 쪽으로 기울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탓 이용객 저조 우려
인력 채용 등 사전 준비 못 해
스타필드 입점도 무산 분위기
사계절 관광리조트 콘셉트 흠집

13일 엘시티PFV와 지역 유통·관광업계 등에 따르면 엘시티 측은 당초 오는 6월 오픈이 예정돼 있던 ‘도심형 실내외 워터파크’의 개장 연기를 검토 중이다. 엘시티 직영 방식으로 포디움 4~6층에 들어서는 워터파크는 현재 공사가 마무리된 상태다. 하지만 6월 정상 개장을 위해 필요한 인력 채용과 교육, 전산운영시스템 구축, 마케팅 등의 사전 준비 절차에 착수하지 못한 채 개장이냐 연기냐를 두고 저울질 중이다. 코로나19 확산 우려 등으로 전국 대다수 워터파크들이 임시 휴장하거나 개장을 잠정 연기하고 나선 데다, 개장 강행 시 이용객 저조로 적자에 시달릴 것이라는 우려감이 높아서다.

엘시티PFV 관계자는 “이달 중으로는 결정을 내려야 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여름 전까지 코로나 사태가 진정된다는 보장이 없어 걱정”이라며 “연기로 결정난다면 성수기 오픈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올 겨울보다는 내년 여름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엘시티 랜드마크타워 3~19층에 260실 규모로 들어서는 롯데호텔의 최상급 브랜드인 ‘시그니엘 부산’은 예정대로 오는 6월 17일 개관 예정이다. 영상콘텐츠기업 ‘초록뱀미디어’와 F&B 기업 ‘풀무원푸드앤컬처’가 투자와 운영에 참여하는 랜드마크타워 98~100층 전망대 역시 올 여름 개관에 나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계절 관광리조트라는 엘시티의 콘셉트를 대표하는 핵심 앵커시설인 워터파크가 빠진 채 ‘반쪽 개장’이 현실화할 경우 이들 시설이 기대했던 만큼의 집객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전망이 적지 않다.

엘시티 상업시설인 포디움(1~3층)에 들어설 예정이었던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시티 역시 입점 무산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엘시티PFV와 신세계 프라퍼티가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양측이 수익률 배분과 시설 재투자 등을 놓고 이견이 큰 데다 코로나 사태까지 덮쳤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여파로 오프라인 매장 매출이 큰 타격을 받으면서 대형 유통업체들이 점포 구조 조정에 착수한 상황에서 웬만큼 좋은 조건이 아니고서는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는 신규 쇼핑몰 입점에 나서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라는 외적 돌발변수의 영향이 크지만 이처럼 관광유통시설이 잇따라 운영에 걸림돌을 만나면서 부산 관광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겠다는 엘시티 본연의 역할은 퇴색된 채 ‘최고급 주거 타운’이라는 엘시티의 주거 기능만 한층 도드라지게 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박태우·안준영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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