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항 크레인 충돌사고 원인은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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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지난 5일 부산항 신항 2부두에 들어오던 컨테이너선 밀라노브리지호가 안벽 크레인을 들이받은 사고(부산일보 지난 6일 자 1면 등 보도) 원인을 조사 중인 해양안전심판원(이하 해심원)이 ‘돌풍’을 주된 사고 원인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선장·조타수 등 일관되게 진술
토도 제거 공사 관련성도 제기

해심원은 “이번 주 기상청과 선박 내부 기록 장치 등을 확인해 선박 충돌과 바람의 영향을 확인할 예정”이라며 “현재까지 사고 원인은 강풍으로 볼 개연성이 높다”고 13일 밝혔다.

해심원은 지난주 밀라노브리지호 선장과 항해사, 당직 조타수, 도선사에 대해 사고 원인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에서 4명 모두 “사고 당시 강풍이 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해경 보고서에 따르면 사고 당시인 5일 오후 3시 부산항 신항 주변 풍속은 초속 2~4m로 잔잔했고 시야도 좋았다. 조사 초기 도선사는 강풍이 불었다고 진술했지만 해심원은 이 때문에 신빙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은 조사에서 선장과 조타수까지 강풍을 일관되게 진술하자 돌풍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추가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전문가 분석도 비슷하다. 사고 영상을 보면 배가 접안을 시도하다 갑자기 속도를 올리면서 배기관에서 솟아오르는 검은 연기가 나온다. 바람이 적었다면 연기가 수직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배기관을 나오면서 곧바로 부두 방향으로 꺾인다. 또 예인선 2대가 본선과 떨어져 예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두 현상 모두 강한 바람이 부두 방향으로 불었다는 것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고 당시 선박이 과속을 한 데 대해 해심원은 선박이 1차 접안을 포기하면서 일어난 것으로 봤다. 해심원 조사에서 이 배 관계자들은 “바람이 불고 접안이 어려워 부두 반대 방향으로 빠져나가려고 속도를 높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항해 전문가들은 제거 공사 막바지에 이른 토도가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사고 현장 2부두 앞 해상에 부표가 설치됐고 이 때문에 입항 선박이 항로를 급하게 변경해야 했고, 사고 선박 역시 회전각도 확보를 위해 최대한 안벽 가까이 붙이려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부산지방해양수산청과 해심원은 선을 긋는다. 현재 부표 위치가 과거 토도와 거의 유사하고 공사가 2년을 넘겨 이번 사고와 직접 연관성은 높지 않다고 봤다.

한편 넘어진 크레인 피해를 조사할 중국 업체 ZPMC 전문가 1명이 13일 입국해 조사를 시작했다. 이 전문가는 사고 크레인과 인접 크레인도 정밀 조사할 예정이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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