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사리기 vs 막판 읍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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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선택 4·15

4·15총선을 이틀 앞둔 13일 오후 부산 남구 대연사거리에서 열린 한 후보의 유세현장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연설을 듣고 있다. 강원태 기자 wkang@

21대 총선 투표일이 코앞에 닥친 13일 범진보 진영의 180석 확보 여부가 막판 핵심 이슈로 부상하면서 여야가 극도의 신경전을 벌였다. 미래통합당은 “야당을 살려 달라”며 거당적 ‘읍소작전’에 돌입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모든 후보들에게 ‘입조심’을 당부하며 몸사리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관련 기사 2·3·4·5·6면

‘범진보 180석 확보’ 이슈 부상
민주, 압승론 견제 심리 차단
통합 “심각한 위기의식 느껴”

통합당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여당이 180석, 200석을 가져가면 대한민국이 매우 위태로워진다”며 “통합당이 여러 가지로 부족하더라도 적어도 어느 정도 견제의 힘을 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최근 유튜브 방송을 통한 ‘범진보 180석 확보’ 언급에 대해 “처음에는 과장된 이야기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지난 주말 자체 여론조사와 판세 분석을 해 보니 너무나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꼈다”고 밝혔다. 통합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세월호 발언’ 파문의 당사자인 차명진(경기 부천병) 후보를 제명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저희 분석으로는 수도권 121곳 중에서 한 50곳 정도만 안정권으로 들어갔고, 나머지 70곳은 여전히 박빙 지역으로 남아 있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 얼마를 얻느냐에 따라 선거 결과가 많이 달라지리라 본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 발언 이후 ‘민주당 압승론’이 확산되면서 유권자들 사이에서 ‘견제심리’가 발동할 조짐을 보이자 분위기 다잡기에 나선 것이다.

민주당은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통합당 전신) 김무성 대표가 “180석이 목표”라고 했다가 결국 122석을 얻는 데 그쳐 민주당(123석)에 제1당의 지위를 빼앗겼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철저하게 몸을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각 당의 판세분석을 종합하면 범진보 진영의 180석 확보가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내부적으로는 전체 121석이 걸린 수도권에서만 90석 이상을 확보해 지역구 150~160석도 가능하다는 분위기다. 여기에 더불어시민당·열린민주당·정의당의 비례대표 의석까지 합치면 범진보 진영이 180석을 훌쩍 넘게 된다.

반대로 통합당은 최악의 경우 지역구 80석, 비례대표 16~17석을 포함해 100석도 얻기 힘들다는 내부 분석 결과를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총 40석이 걸린 부산·울산·경남(PK)이 이번 총선의 마지막 승부처로 부상했다. 수도권과 대구경북, 충청, 호남권은 사실상 대세가 굳어졌지만 PK는 ‘초접전’ 지역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각 당 판세 분석 결과, 부산 6곳(중영도·부산진갑·남을·북강서을·해운대을·사하을)과 울산 1곳(북), 경남 2곳(양산을·산청함양거창합천) 등 9곳이 접전지역으로 분류된다. 이들 지역의 선거 결과에 따라 ‘PK 1당’의 위치가 바뀔 수 있는 형국이다.

더욱이 지난 20대 총선에서 부산 4곳(부산진갑·남갑·연제·사상)과 울산 2곳(남갑·을), 경남 3곳(밀양의령함안창녕·거제·양산을) 등 9곳에서 ‘3%’ 이내의 근소한 차로 당락이 갈렸다는 점에서 이번 PK 승부도 쉽게 예측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기택 기자 k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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