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 본 PK총선 10장면 ] 불출마·공천 번복·박빙 드라마… ‘엔딩’은 유권자 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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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가쁘게 달려온 4·15 총선의 대장정이 15일 마무리된다. 여야의 최대 접전지인 부산·울산·경남(PK) 지역에서는 각 정당의 공천내홍, 유력인사들의 엇갈린 행보, 후보들 간의 막판 초접전까지 수많은 스토리가 쏟아졌다. <부산일보>는 이번 PK 총선을 들었다 놓았다 한 10개의 상징적 장면들을 모아 보았다.
1 통합당 중진 대거 불출마
미래통합당 PK 중진들이 이번 총선에 대거 불출마했다. 3선의 김세연 의원이 지난해 11월 17일 ‘자유한국당 해체’를 주장하며 PK의원 중 처음으로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어 6선의 김무성, 4선의 유기준·김정훈, 3선의 이진복·유재중 등이 잇따라 불출마 대열에 합류했다. 울산 정갑윤(5선) 의원도 출마를 포기했고, 경남 이주영(5선), 김재경(4선) 의원이 공천 탈락 뒤 무소속 출마를 저울질했으나 결국 뜻을 접었다.


2 여야 원외 위원장 엇갈린 운명
통합당은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김태호·홍준표 후보의 험지 출마를 적극 밀어붙였지만 두 후보 모두 반발했다. 홍 후보는 당초 고향인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출마를 발표했다가 접전이 예상되는 경남 양산을로 사무실까지 옮기면서 배수진을 쳤다. 하지만 공천위가 경선 기회조차 주지 않자 대구 수성을로 최종 출마지를 바꿨다. 김 후보는 고향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을 끝까지 고집하며 무소속으로 출마, 접전을 펼치고 있다.

3 통합당 막판까지 공천 혼란
여야 공천에서 민주당 원외위원장인 최택용(기장) 유영민(해운대갑) 강윤경(수영) 김비오(중영도) 류영진(부산진을) 박성현(동래) 이상호(사하을) 등은 본선에 진출했다. 반면 통합당은 곽규택(중영도) 이수원(부산진갑) 김현성(남구을) 등이 경선 기회조차 얻지 못했고, 정승윤(기장) 김소정(사하갑) 등은 경선 탈락했다. 특히 곽규택 전 위원장은 중영도에서 서동으로 옮겨 경선 결선투표까지 갔으나 패했다.

4 민주당 잠룡 김두관의 출전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민주당 김영춘(3선) 후보와 부산시장을 지낸 통합당 서병수(4선) 후보가 부산진갑에서 맞붙었다. 민주당이 김 후보를 일찌감치 부산 선거의 구심점으로 내세우자, 통합당 김형오 공관위가 서 후보를 맞상대로 전략공천한 것이다. 여야의 부산 선대위원장을 맡은 두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며 전국적 관심지역이 됐지만 최대변수는 무소속 정근 후보가 쥐고 있다는 분석이다.

5 죽었다 살아난 민주당 인사들
통합당 공천이 확정된 김종천(금정), 김원성(북·강서을) 후보는 후보등록을 앞두고 눈물을 삼켜야 했다. 금정에서는 최초 공천자인 김종천 후보를 배제한 나머지 2인이 후보등록 마지막 날 경선을 치르는 촌극을 연출했다. 김원성 후보는 불출마 선언을 번복한 김도읍 의원에게 공천장을 빼앗겨 “당이 실재하지도 않은 ‘미투’ 의혹으로 자신을 탈락시켰다”며 ‘자해’ 소동까지 벌였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선거를 완주했다.

6 무소속 출마 경남의 두 거물
지난해 4·3 재보궐선거에서 정의당 여영국 후보는 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로 통합당 강기윤 후보를 불과 504표 차로 꺾으며, 진보 진영 단일화의 위력을 보여 줬다. 여 후보는 이번에도 민주당 이흥석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했으나 끝내 불발되고 말았다. 통합당은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맞붙었던 강 후보가 다시 나와 설욕을 노리고 있다. 심상정 대표 등 정의당 지도부가 나서 ‘투표를 통한 단일화’를 호소하고 있어 주목된다.

7 김영춘-서병수 빅매치
경기 김포갑이 지역구인 경남도지사 출신 김두관 의원이 ‘PK 사수’라는 특명을 받고 경남 양산을에 투입됐다. 이에 통합당은 양산시장 출신 나동연 후보를 공천했고, 현재까지 ‘초접전’ 양상이다. 김 후보의 총선 생환 여부는 향후 여당 대선구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 후보가 당선된다면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의원 등 그간 거론되던 영남 출신 잠룡들을 제치고 ‘명실상부’ 차기 주자로 서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8 진보 진영 단일화 실패
부산 25.52%, 울산 25.97%, 경남 27.59%의 높은 사전투표율이 어느 정당에 유리하게 작용할지 초미의 관심사다. 그동안 PK지역 사전투표율은 전국 하위권에 머물렀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민주당은 젊은 층이 사전투표에 많이 참여한다며 진보진영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반면 통합당은 코로나19 감염 우려 때문에 노년층의 사전투표가 높았다면서 반대의 결과를 예측하고 있다. 부동층의 선택에 PK 총선의 향배가 달렸다.

9 사상 최고치 사전투표율
경남 김해을 김정호 후보는 당의 현역의원 평가에서 하위 20%에 포함돼 컷오프(공천배제)됐지만 재심청구가 받아들여지면서 기사회생했다. 결국 당내 경선에서 기찬수 전 병무청장을 이겨 본선에 진출했다. 부산 중영도 김비오 후보는 ‘당원명부 과다조회’ 사유로 공관위로부터 후보 자격을 박탈당했지만 재심청구가 받아들여지면서 극적으로 경선 기회를 얻었고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10 유례 없는 박빙 대결
각 정당의 판세분석과 여론조사 등에 따르면 부산 8~9곳, 울산 1~2곳, 경남 3~5곳이 초접전지역으로 분류된다. 20대 총선에서 5~6곳 정도가 박빙지역으로 분석됐는데 그만큼 PK 정치지형이 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과거에 주로 ‘낙동강 벨트’에 몰렸던 접전지역의 범위도 점점 넓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부산의 원도심 중영도, 경남 창원진해 등에서도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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