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도 미뤘는데 상품권 받으러 학교 오라고?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부산 해운대구에 살고 있는 학부모 김 모(42) 씨는 지난 13일 아들이 다니는 초등학교로부터 문자 메시지를 받고 고민에 빠졌다. ‘학부모나 학생이 학교로 직접 와서 상품권을 받아 가라’는 내용이었다. 김 씨는 학교 측에 “코로나19로 모두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하고 있는 시기에 학부모와 학생 수백 명이 학교에 가는 건 부적절하다”고 항의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실내가 아닌 야외에서 나눠 줘 괜찮다”며 예정대로 상품권을 배분했다.

부산교육청 학생마다 5만 원
일부 학교 배분 시기·장소 논란

14일 부산교육청에 따르면, 일부 학교가 13일 또는 14일 학교 운동장 등에서 온누리 상품권을 학생과 학부모에게 전달했다. 온누리 상품권 전달은 부산 다누림 사업의 일환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 초·중·고·특수학교 재학생 1인당 상품권 5만 원을 나눠 준다. 이번 주 들어 생활방역 전환을 위해 마지막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조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부산지역 일부 학교가 상품권 배부를 위해 학부모와 학생 수백 명을 학교에 오도록 해 비난이 일고 있다.

특히 4·15 총선을 하루 이틀 앞두고 학교가 온누리 상품권을 나눠 주는 행위는 자칫 ‘선거 운동’으로 오해를 살 수도 있다. 연제구의 한 학부모는 “하필 선거 바로 직전에 정부에서 촌지를 나눠 주는 기분이 든다”며 “다른 상당수 학부모들도 찜찜해 하면서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초등학교 관계자는 “창의적 체험활동 관련 책을 나눠 주면서 온누리 상품권도 함께 나눠 줬다”며 “특히 방역 작업을 철저히 실시하고 운동장 등 야외에서 배분했다”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kksh@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