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A 컬렉션, 미술관 보고(寶庫) 들여다보기] 59. 부산 형상미술의 계보 잇는 심점환의 ‘불안한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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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점환(沈点煥, 1961~ )은 부산 형상미술의 계보를 잇는 작가이다.

심점환은 주로 현실과 꿈, 실재와 환영의 경계를 통해 인간의 실존적인 불안을 다룬다. 작가의 내면에 자리 잡은 불안함은 그가 선보이는 작업의 중심적인 요소이며 또한 작품을 해석하는 데 중요한 키워드가 된다.

1990년대와 2000년대 그의 작품에서는 문명과 자연의 근원적인 불화, 혹은 인간과 생물의 불안한 공존이 기본적인 배경을 이루었다. 이는 문명과 자연 사이의 어떤 간극을 통해서 이상과 섞이지 못하며 늘 혼재하는 상황들을 표현하는 것이다. 작가는 인간의 본질적인 숙명과 한계들을 작업을 통해 전달한다.

심점환은 변화하는 불안의 시선으로 사회를 부정하고 비판하는 일관성을 유지한다. 작가의 초기 작품부터 최근작까지 현대사회가 초래한 불안정한 인식의 문제를 다양하게 다루고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작품 ‘불안한 잠’에는 거대한 크기의 식물과 곤충에 둘러싸여 힘없이 쓰러져 있는 인간이 등장한다. 작가는 초현실적 상상력으로 현실 삶의 여러 정황 속에 놓인 인간을 그 주변의 형상들에 비해 ‘한없이 왜소하고 무기력한 모습’으로 묘사했다. 방치된 현대인의 소외 문제를 거대한 크기의 식물과 곤충들에 둘러싸인 나약한 인간상으로 포착해 낸 것이다. 심점환은 실재와 환영이 융합되지 못하는 불편함과 불안함을 작품 속에 던져 놓는다. 작가는 인간의 실존적인 심리 상태를 다루며 인간의 나약함과 현실의 부조리를 전달하는 작품 세계를 보여 준다.

박효원 부산시립미술관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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