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손잡고 신작 준비 나선 감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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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민 PD가 연출한 드라마 ‘인간수업’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국내 유명 감독들이 잇따라 넷플릭스와 손잡고 신작 준비에 나선다. 그간 스크린과 브라운관으로 대중을 찾은 이재규·이경미·황동혁·김성호 감독, 김진민·이응복 프로듀서 등이 활동 폭을 넓혀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OTT)에 출사표를 던졌다. 2017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를 시작으로 ‘킹덤’ ‘페르소나’ 등 꾸준히 한국 창작자들과 협업한 넷플릭스가 한국형 콘텐츠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영화 ‘완벽한 타인’의 이재규 감독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을 차기작으로 택했다. 동명 인기 웹툰이 원작으로,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한 고등학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다모’ 등을 연출한 이 감독은 “극단적인 상황에 놓인 학생들을 통해 생생한 이야기를 담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JTBC 스튜디오와 필름몬스터가 공동 제작하며 오는 6~7월께 촬영을 시작한다.

이재규·이경미·황동혁·김진민 등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출사표 던져

이정재·박해수 주연 ‘오징어 게임’의 메가폰은 황동혁 감독이 잡는다. 황 감독은 영화 ‘수상한 그녀’ ‘남한산성’ ‘도가니’ 등으로 관객을 찾았던 충무로 대표 감독 중 한 명이다. 제작은 황 감독과 ‘남한산성’에서 호흡을 맞춘 사이런픽쳐스가 맡는다.

이 작품은 인생의 패배자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상금 100억 원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 게임에 참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조만간 본격적인 촬영을 시작한다.

이경미 감독은 정유미·남주혁이 나선 ‘보건 교사 안은영’으로 시청자를 찾는다. 영화 ‘미쓰 홍당무’ ‘비밀은 없다’ 등으로 관객을 찾았던 이 감독은 현재 작품 촬영을 마치고 후반 작업 중이다. 각본은 원작 소설을 쓴 정세랑 작가가 맡았다. 드라마는 퇴마사이자 심령술사인 주인공이 보건 교사로 사립 고등학교에 부임한 뒤 발생하는 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친다. 이 감독은 넷플릭스를 통해 작품을 전 세계 190개 국가에 동시에 공개할 예정이어서 자막과 특수효과 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김성호 감독은 드라마 ‘무브 투 헤븐:나는 유품정리사’를 선보인다.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청년과 그의 후견인 상구가 유품 정리업체를 운영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최근 첫 촬영을 시작했으며 오는 8월께 크랭크 업할 예정이다. 배우 이제훈과 탕준상이 연기 호흡을 맞춘다.

인기 드라마 프로듀서들도 넷플릭스 콘텐츠에 도전장을 내민다. 오는 29일 공개되는 드라마 ‘인간수업’은 드라마 ‘무법 변호사’ ‘개와 늑대의 시간’ 등을 연출한 김진민 PD가 진두지휘했다. 이 드라마는 범죄의 길로 빠진 고등학생들이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 과정을 그린다. ‘모래시계’ ‘카이스트’ 등을 집필한 송지나 작가와 함께했다.

‘미스터 션샤인’ ‘태양의 후예’ ‘도깨비’를 만든 이응복 PD는 드라마 ‘스위트홈’으로 돌아온다. 동명 웹툰 원작으로,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이 이사한 아파트에서 겪는 기괴한 이야기를 담는다. 작품 촬영은 모두 마친 것으로 알려져 이르면 연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한국 콘텐츠는 순발력이 뛰어나고 세계적인 유통에 유리해 앞으로도 OTT 기반의 제작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국내 창작자들에겐 바로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기회가 될 수 있고 넷플릭스 입장에선 한국을 아시아 콘텐츠 허브로 만들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평론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OTT가 콘텐츠 유통과 소비 대안으로 주목받은 점도 변화를 촉진하는 데 한몫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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