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드러난 롯데 고질병 ‘수비력 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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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 자체 평가전 1회 초 1사 1루 상황에서 안치홍이 홈팀 선발 투수 애드리안 샘슨으로부터 견제를 받고 있다. 윤민호 프리랜서 yunmino@

‘공격력이 좋은 팀은 팬들을 열광시키지만, 수비력이 좋은 팀은 우승에 가까워진다.’

종목을 불문하고 스포츠 경기에 통용되는 금언이다. 최근 몇 년간 롯데 자이언츠의 성적이 바닥권에 맴돈 고질적인 원인 중 하나도 부실한 수비력이다.

14일 자체 평가전서 재차 확인
포수·내야수 실책 등 수비 불안
경기 후반부 집중력 저하 뚜렷
스트레일리 등 호투는 인상적

지난 1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펼쳐진 자체 평가전은 2020시즌을 준비 중인 롯데의 불안 요소를 극명하게 드러낸 경기였다.

이날 롯데의 수비는 지난 시즌 꼴찌의 악몽을 떠올리게 했다. 자체 평가전에서 원정팀은 4개, 홈팀은 2개의 수비 실책을 기록했다. 후반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기록되지 않은 실책성 플레이까지 속출해 프로팀이라고 보기 민망할 지경이었다.

우선, 포수들의 포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3회 말 투아웃 만루 상황에서 김대륙의 얕은 중견수 앞 안타 때 홈으로 쇄도하던 2루 주자를 잡지 못한 부분은 큰 아쉬움을 남겼다. 주자와 접전에서 완벽한 아웃 타이밍이었으나 홈팀 포수 김준태가 공을 떨어뜨려 추가점을 내줬다.

이닝을 종료할 수 있는 상황에서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한 선발 투수 애드리안 샘슨이 심리적으로 흔들리면서 연속 안타를 맞고 추가점을 내주는 빌미를 만들었다. 샘슨은 마운드를 내려간 뒤에도 더그아웃에서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경기 후반부엔 집중력 저하가 여실히 드러났다. 평범한 내야 플라이를 놓치는가 하면, 내야수들이 중계플레이에 대비하지 않고 볼을 흘려 추가 진루를 허용하는 등 아쉬운 장면을 연발했다.

2018년 팀 실책 117개, 2019년 114개로 2년 연속 리그 최다 실책을 기록하며 패배를 자초하던 모습이 연상되는 경기였다. 경기 후 허문회 감독도 “오늘은 베스트 멤버가 아니라 빈틈이 있을 수 있지만, 실수는 줄여야 한다”고 전했다.

올 시즌 원투 펀치로 활약해야 될 샘슨의 부진도 불안감을 더했다. 홈팀 선발로 나선 샘슨은 3이닝 동안 10피안타 1볼넷 1사구 8실점으로 부진했다. 샘슨은 2회와 3회 공이 가운데로 몰리며 각각 4점을 내주며 난타당했다.

희망적인 요소도 있었다. 원정팀 선발 댄 스트레일리와 마무리 김원중, 뒤늦게 합류한 불펜 투수 고효준의 호투는 인상적이었다. 스트레일리는 6이닝 동안 탈삼진 9개를 솎아내며 무실점 투구를 기록했다. 6회 말 전준우, 마차도, 한동희를 모두 삼진으로 잡은 것은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고효준도 이날 중간 계투로 나와 삼진 두 개를 잡으며 한 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이날 상동에서 사직으로 콜업된 고효준은 김준태를 삼진으로 잡으며 산뜻하게 출발한 후, 전준우를 범타로 처리했다. 마차도를 수비 실책으로 출루시켰지만 한동희를 탈삼진으로 처리, 자신의 임무를 마무리했다.

마무리 김원중도 안타 1개를 맞았으나 무실점으로 경기를 매조지면서 원정팀이 15-1로 승리했다.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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