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이전에 코로나까지… 옛 동래구청 상권 ‘설상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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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래구청이 임시청사로 이전하고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쳐 옛 동래구청 일대 상권 침체가 심각하다. 지난 14일 옛 동래구청 인근 상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올 1월 부산 동래구청이 낙민동 임시청사로 옮겨 간 뒤, 당초 구청이 위치해 있던 일대의 상권 침체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동래구청 이전에다 코로나19까지 ‘엎친 데 덮친’ 악재에 상인들의 한숨 소리가 깊어지고 있다.

1월 청사 옮겨 간 뒤 매출 급감
온천교회 코로나 여파까지
잇단 악재에 돌파구 없어 막막
“손님에 마스크 지급” 자구책도

지난 14일 오후 1시께, 점심시간에도 옛 동래구청 인근의 대부분 식당에는 한두 테이블의 손님이 전부였다. 동래구 명륜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 모(45) 씨는 “두 달 치 식당 임대료가 밀렸는데, 오늘도 점심 손님 5명이 전부였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곳은 동래구청 인근에 위치해 점심시간이면 대부분의 좌석이 찰 만큼 손님이 붐볐던 곳이다. 하지만 1월 말 구청이 이전한 뒤로는 매출이 80% 가까이 줄었다. 500여 명에 달하는 구청 직원들과 구청을 찾는 민원인들이 한꺼번에 떠나다 보니 매출이 크게 떨어졌다.

게다가 올 2월 말 동래구 온천교회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뒤로는 매출이 90%까지 감소했다. 김 씨는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세가 주춤하면서 다른 곳은 조금씩 살아난다는데, 우리에겐 먼 얘기”라며 고개를 떨궜다.

동래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면서 동래구 전역이 침체된 상황이지만, 특히 이 일대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도 수년간 돌파구가 보이지 않아 막막한 상황이다. 신청사 공사가 완공되는 2022년 하반기까지는 현 상태가 지속될 것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이어서, 상인들은 구청에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 모(50) 씨는 “구청에 하소연해도 3년만 버티라고 하는데, 월세를 내고 장사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은 3년을 버틸 재간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사)한국외식업중앙회 동래구지부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자체 이벤트까지 준비하고 있다. 동래구 식당에서 밥을 먹은 뒤 영수증을 가져오면, 지부에서 마스크를 지급하는 것이다. 지부는 구청 이전으로 인한 타격이 큰 수민동부터 시작해 점차 지역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동래구지부 관계자는 “구청의 빈자리로 인한 상권 침체는 복산동을 넘어 명륜동, 수민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소비 쿠폰이나 주차장 확충 등 이 일대 상권 침체를 해결하기 위한 동래구의 지원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동래구 관계자는 “현재 이 지역뿐 아니라 동래구 전역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 일대는 장기적인 침체가 예상되는 만큼, 코로나19가 잠잠해진 이후에 상인들을 만나 대책을 논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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