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착한 임대인’ 부산 최다, 어려울 때 서로 돕는 전통 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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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극심한 피해를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을 위해 점포 임대료를 낮춰주는 ‘착한 임대인’ 운동이 전국 곳곳으로 확산 중이라고 한다. 너나없이 어려운 이때 나보다 더 힘든 이웃을 위해 조금씩 고통을 나누면서 서로 용기와 희망을 주는 흐뭇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부 조사에 따르면 최근 이 운동에 참여한 임대인이 전국에서 3425명 이상이라고 한다. 코로나19를 함께 이겨 내려는 우리 국민의 ‘착한 연대’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어제 발표에 의하면 이달 9일 기준 전국 513개 전통시장·상점가 등의 임대인 3425명이 총 3만 44개 점포의 임대료를 인하 또는 동결했다. 임대료 인하 사실을 밝히기 꺼리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임대료를 내린 임대인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전주 한옥마을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2월 말 첫 집계보다 참여 임대인은 25배, 대상 점포는 17배나 늘었다고 한다. 바로 우리 국민의 저력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부산의 참여 임대인 수가 751명으로 전국 최다여서 더욱 눈길을 끈다. 이어 서울(547명), 경남(461명), 경기(209명) 순이었다. 이웃의 어려움에 가만히 있지 못하는 부산·경남 사람의 기질이 여기서도 여지없이 드러난 셈이다. 특히 부산의 이런 기질은 6·25 때 한반도 전역에서 몰려든 피란민들을 살뜰히 챙긴 따뜻함에서도 잘 볼 수 있다. 지난달 25일 엔 이때의 호의를 잊지 못한 피란민 자녀의 감사 광고가 실려 화제가 됐었다.

착한 임대인 운동은 어려울 때 서로 돕는 우리의 빛나는 전통이 아직 살아 있음을 보여 주는 좋은 본보기다. 현재 전 세계에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지 않는 나라가 없지만, 우리처럼 온 국민이 자발적으로 서로를 돕는다는 소식은 거의 들리지 않는다. 이러한 움직임에는 정부도 마땅히 힘을 보태야 한다. 착한 임대인에 소득세와 법인세의 감면 혜택을 주기로 했다지만, 정부는 또 다른 실질적인 지원책은 없는지 두루 살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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