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끄는 낙선인] 박지원·천정배·정동영 줄줄이 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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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민심의 선택] 눈길 끄는 낙선인

국회의 다선 중진의원이었던 나경원, 김부겸, 박지원, 정동영, 천정배 후보가 일제히 낙선했다. 연합뉴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는 이른바 ‘올드보이’로 불리는 거물급 정치인들을 대거 퇴출시켰다.

우선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서울 종로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총리에게 참패했다.

흔히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는 여야가 승패를 논할 때 가장 먼저 거론되는 상징성을 지닌 곳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차기 대권주자로 가장 유력한 이낙연·황교안 후보가 맞붙으면서 최대 격전지로 꼽혔다.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저조했던 황 대표는 투표일이 가까워지자 큰절을 하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지만 끝내 ‘금배지’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황교안, 정치 1번지서 참패
4선 나경원 ‘총선 불패’ 마감
대권도전 선언 김부겸도 좌절
세종시 설계 관여 김병준도
첫 도전 곽상언 후보도 패배

황 대표 직전에 미래통합당 대표를 맡았던 나경원 후보 또한 서울 동작을에서 고배를 마셨다.

나 후보는 동작을에서만 두 차례 당선된 4선의 중진 의원으로, 2004년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뒤 18대, 19대(재보궐선거), 20대에 연이어 당선에 성공하며 ‘총선 불패’를 일궈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판사 출신의 신예인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후보가 민심의 선택을 받았다.

차기 대권 도전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던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는 대구 수성갑에서 미래통합당 주호영 후보에게 패배했다. 김 후보는 지난 2일 선거 출정식에서 “총선을 넘어 대구를 부흥시키고 지역주의 정치, 진영 정치를 청산하고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나라를 개혁하는 길을 가겠다”며 대권도전을 선언했지만 결과적으로 TK의 강한 보수세를 넘지 못하고 말았다.

당초 대구 수성갑에 출마를 노렸다가 세종을에 나왔던 미래통합당 김병준 후보도 낙선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세종시 설계에 관여했던 김 후보는 진정한 특별자치시를 만들겠다며 지역을 파고들었지만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후보에 크게 뒤졌다.

‘선거의 달인’으로 불리는 민생당 중진의원들도 일제히 낙선했다. 박지원(전남 목포), 정동영(전주병), 천정배(광주 서을), 박주선(광주 동남을) 후보 등은 막판까지 ‘민주당 바람’에 맞서 뒤집기를 시도했으나 역부족이었다.

특히 박지원 후보는 ‘호남 정치 1번지’이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목포에서 5선에 도전했으나 실패했고, 7선에 도전한 천정배 후보 또한 민주당 양향자 후보에 크게 뒤졌다.

‘조국 사태’ 폭풍을 몰고 온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 또한 서울 강서을에서 진성준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이기지 못했다.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폭로를 비롯한 문재인 정권에 대한 내부 고발을 해 왔던 김 후보는 ‘정권심판론’을 내세웠지만 끝내 국회 입성이 불발됐다.

이 밖에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민주당 곽상언 후보가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지고 치른 첫 선거에서 쓰라린 패배를 겪었다.

김경희 기자 mi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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