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권 경쟁 본격화, 통합당 지도부 퇴진 비대위 체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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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민심의 선택] 각 당 향후 행보

15일 오후 제21대 총선 개표방송을 시청하는 민생당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과 당직자들의 표정이 굳어 있다(맨 왼쪽).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의원 및 당직자들 또한 비슷한 시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굳은 표정으로 개표방송을 지켜보고 있다(가운데).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개표상황실을 찾아 “겸허하게 끝까지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 상황실을 떠났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난 4·15 총선은 대규모 정계개편의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단독 과반을 확보한 민주당에선 차기 대권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고, 참패한 미래통합당은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책임론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존재 의미조차 무색해진 일부 군소정당들은 진보와 보수 진영의 거대 정당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있다.

우선 민주당은 이해찬 대표를 중심으로 결속력을 과시할 예정이다. 이 대표가 공천에서 본선까지 책임지고 총선 승리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표의 임기가 8월에 끝나고 나면 민주당의 실질적인 주도권은 친문(친문재인) 핵심부에게 넘어간다. 청와대와 정부, 공기업 출신 친문 인사들이 수도권에서 대거 당선된 데다 민주당 압승의 최고 공신이 문재인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위성정당에 맥 못 춘 군소정당
거대 양당에 조기 편입 가능성
국민의당 안철수 거취도 주목

친문 세력은 민주당은 물론 국회도 장악해 명실상부한 ‘친문당’으로 탈바꿈할 공산이 크다. 이 과정에서 차기 유력주자인 이낙연 공동선대위원장과 친문 세력 간 힘겨루기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위원장이 차기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줄곧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민주당의 주도권은 친문이 쥐고 있어서다.

물론 문 대통령의 영향력이 워낙 커서 친문과 비문 진영이 공개적으로 충돌할 확률은 낮지만 권력의 속성상 머잖아 부딪칠 수 있다. 무엇보다 부산·울산·경남(PK)을 포함한 영남권의 사실상 패배는 민주당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전문가가 문 대통령의 후반기 안정적 국정운영과 차기 대선 승리를 위해선 민주당이 PK지역에서 선전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던 상황에서 이번 총선 결과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PK 친문세력을 당의 전면에 내세울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통합당은 ‘인책론’의 소용돌이에 급속히 빠져들게 된다. 황교안 대표가 이날 사퇴한 것을 비롯 지도부의 책임론이 불가피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통합당의 핵심 기반으로 자리매김한 영남권 주요 인사들에게 당권이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PK지역 유력 인사들은 통합당의 당권·대권경쟁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당, 민생당, 우리공화당, 친박신당 등 군소정당들은 조속한 시일 내에 거대 정당에 흡수될 수밖에 없다.

비례정당과 지역구의 높은 벽을 실감한 정의당은 특성상 독자 노선을 견지할 예정이지만 나머지 정당들은 당 간판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우리공화당과 친박신당은 통합당에 흡수될 수 있고, 민생당은 민주당에 편입될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당도 안철수 대표도 조만간 거취를 결정할 전망이다.

이번 총선으로 우리 정치는 확실한 양당 체제로 개편됐다. 다당제 도입의 명분으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실시됐지만 거대 정당의 위성정당 앞에 군소정당은 맥을 추지 못했고, 존재감을 완전히 상실했다. 벌써부터 21대 국회에서 민주당과 통합당의 극한대결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권기택 기자 k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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