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겪었지만… 통합당으로 돌아온 PK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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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부산진갑 김영춘 후보와 지지자들이 15일 오후 부산진구 선거사무실에서 담담한 표정으로 방송사의 출구조사를 지켜보고 있다. 김경현·정종회 기자 view@

15일 미래통합당 부산시당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개표방송을 지켜보던 부산지역 후보들과 지지자들이 출구조사 발표에 환호하고 있다. 김경현·정종회 기자 view@
4·15 총선 레이스 내내 초접전 양상을 보였던 부산·울산·경남(PK) 여야 후보들이 15일 투표 직후 나온 방송사 출구조사와 이어진 개표 과정에서도 박빙 대결을 펼쳤다. ‘코로나 민심’이 휩쓴 수도권과 달리 PK에서는 ‘정권 심판론’을 등에 업은 미래통합당 후보들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개표 중반 일부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의 추격을 받기도 했으나 결국 대부분 선거구에서 승리를 이끌어 냈다. 20대 총선과 2018년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특정 정당의 ‘텃밭’으로 규정하기 어려워진 PK 지역 표심은 이번에 다시 한번 반대의 선택을 했다는 평가다.

이날 오후 6시 투표 마감 직후 발표한 방송 3사 여론조사에서 PK 지역은 40개 지역구 중 12개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과 통합당 후보가 오차범위 내 지지율 차이를 보이며 ‘경합’ 지역으로 분류됐다. 특히 부산은 18개 지역구 중 민주당 현역 6곳을 포함해 8곳이 경합 지역이었고, 경남은 김해갑과 김해을, 양산을 등 3곳, 울산에서는 북구 한 곳이 경합 지역으로 나타났다.

민주 추격 뿌리치고 통합 압승
지방선거와는 정반대의 결과
특정 정당 독주 현상 사라져
‘경쟁의 정치’ 지역 발전에 유리

앞서 <부산일보>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달 25~26일과 지난 6일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한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와 각 당의 판세분석에 따르면 부산에서는 최소 5~6곳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실제로도 그 이상으로 접전지가 늘어난 셈이다.

16일 오전 0시 30분까지 개표 결과로 보면 의석수에서는 20대 총선보다 통합당 의석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경쟁의 양상을 보면 PK에서는 이제 어느 정당도 각고의 노력 없이 승리를 얻어 내기 어려운 지역이 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1990년 ‘3당 합당’ 이후 보수 정당의 독무대였던 PK는 더불어민주당이 최초로 8석을 차지한 20대 총선과 민주당 ‘싹쓸이’가 일어난 지난 지방선거를 통해 국내 대표적인 ‘스윙 스테이트(표심이 고정되지 않은 경합지역)’로 떠올랐다.

선거 과정은 물론 개표까지도 부산을 비롯한 PK에서 초박빙 경쟁이 이어지며 여야 중앙당에서도 PK 승부가 수도권 여론에 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촉각을 곤두세우기도 했다. 선거 과정 내내 민주당에서는 ‘원내 1당’ 달성 전망과 관련, “관건은 PK다. PK 민심이 전체 판세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이 나왔고, 통합당도 “PK에서 압승해야 1당을 차지할 수 있다”며 각별히 공을 들였다.

그러나 특정 정당의 독주 체제가 아닌 경쟁의 정치가 활성화돼야 지역 발전의 관점에서도 유리한 환경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 내 굵직한 현안을 풀기 위해서는 국회에서의 여야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 부산에서 민주당 의원 다수가 배출된 20대 국회에서는 지역 여야 의원들이 신공항 등 지역 현안과 예산 정국에서 협조 체제를 구축, 상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부산 정치권 관계자는 “표의 가치는 한 표, 한 표가 승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접전 지역에서 더욱 올라가는 법”이라며 “PK의 표심이 더 이상 어느 한 쪽에 쏠리지 않는다는 점이 이번에 재확인되면서 선거 승부처로서 PK의 위상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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