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아키에 여사. UPI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코로나19와의 싸움을 ‘제3차 세계대전’으로 비유하며 극복 의지를 밝혔지만 ‘뒷북 대응’만 반복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6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지난 10일 관저에서 원로 언론인인 다하라 소이치로 씨를 만나 “제3차 대전은 아마도 핵전쟁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바이러스 확산이야말로 제3차 대전이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총리는 또 다하라 씨가 특별조치법에 따른 긴급사태 선포가 늦어진 이유를 묻자 “대부분의 각료가 반대했다”는 이유를 들었으며, 외출 자제 요청에 강제력이 없는 점에 대해선 “이런 시기에 벌칙규정을 두지 않는 것이 전후 일본 체제”라는 의견을 밝혔다.

아베 “바이러스 확산은 3차 대전”
마이니치, 코로나 늑장 대응 비판
아키에 여사는 오이타 단체 여행
아베, 긴급사태 전국 확대 방침

이에 현지 언론들은 이날 아베 총리가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연이어 뒷북만 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선내 집단 감염이 일어났던 크루즈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사태와 4월로 예정됐다가 연기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일 문제로 중국에 대한 입국 거부 조치가 지연된 점, 주요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 긴급사태 선언이 ‘너무 늦었다’는 평가가 나온 것 등에 이어, 다음 달 이후 시행 예정인 긴급경제대책 또한 ‘뒤늦은’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아베 총리의 부인인 아키에 여사가 지난달 15일 단체투어 프로그램에 참가해 오이타현에 있는 우사신궁을 참배하는 여행을 다녀와 구설에 휘말렸다.

특히 나들이 시점이 일본 전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해 아베 총리가 일본 국민에게 위기의식을 가져 달라고 강조하던 때여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총리는 아키에 여사가 오이타 여행을 하기 전날인 3월 14일 “여전히 경계를 풀 수 없다”면서 외부 활동 자제를 강조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16일 기존 7개 지역에 발령했던 긴급사태 선언을 전국 47개 광역자치단체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경희 기자·일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