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한국, 팬데믹 속에 무엇이 가능한지 또 증명”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15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한 병원 의료진들이 창문을 열고 박수를 치며 환호하고 있다. 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하는 의료진들을 응원하기 위해 매일 일정한 시간에 시민들이 박수와 환호를 보내는 것에 대해 화답하는 차원이다. AP연합뉴스연합뉴스

미국, 프랑스 등 여러 국가가 코로나19 사태로 선거를 연기한 가운데 한국에서 예정대로 15일 총선이 실시되자 외신들이 이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이날 오후 6시 선거가 종료하고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이를 신속하게 타전하는 등 그 결과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보였다.

외신, 한국 총선 관심 있게 보도
감염 공포도 투표 열기 못 막아
투표소 안팎 방역 대책도 주목
성공적 발병 대응 집권당 승리
선거 미룬 미국·프랑스와 대조

로이터통신은 선거 종료 직후 한국의 여당이 이번 총선에서 과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는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AP통신은 이번 총선 투표율이 66.2%로 2004년 이후에 치러진 총선 중 가장 높다고 전했다. AP는 “사전투표에 역대 최고 수준의 참여가 이뤄졌고, 사회적 접촉 최소화 때문에 투표 참여가 낮을 것이라는 예측이 깨졌다”고 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1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미국은 한국이 총선을 성공적으로 치른 걸 축하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한국이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상황에서 총선을 치른 데 대해 “진정으로 자유롭고 개방되고 투명한 사회의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특징이 현재의 위기에 맞서는 데 필요하고 한국이 성공적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데 중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의 총선이 전 세계에 본보기라고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한국의 코로나19 진단키트 제공에도 직접 감사를 표했다.

영국 언론들은 특히 투표소 안팎의 철저한 방역 대책에 주목했다.

스카이 뉴스는 ‘한국,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도 총선 개최’ 제하의 기사에서 대규모 검사와 추적, 격리 조치로 선거가 열릴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유권자들은 반드시 마스크 착용, 체온 측정, 손 소독 등의 조치를 투표소에서 해야 했다고 전했으며, 코로나19 발병에 대한 성공적 대응으로 집권당의 지지율이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BBC방송도 홈페이지에 한국의 총선 소식을 주요 기사로 소개했다. 로라 비커 BBC 한국 특파원은 일부 비평가들이 투표가 혼돈 속에 치러질지 모른다고 우려했지만, 앞서 사전투표 역시 차분하게 치러진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또한 사전투표율이 26%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감염 공포가 투표 참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로이터 통신은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한 뒤 한국이 가장 먼저 총선을 개최한 나라 중 한 곳이라고 소개했다.

외신들은 코로나19로 선거 유세 분위기가 상당히 바뀌었다는 설명도 더했다. 선거 기간 요란하고 소란스러운 풍경이 펼쳐지지만, 올해는 대규모 집회 대신 마스크를 쓴 채 먼 거리에서 유권자들과 만나고, 주먹이나 팔꿈치 인사로 악수를 대신했다는 것이다.

BBC는 “이번 선거로 국내 재확산을 촉발할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현재로선 한국이 팬데믹 속에 무엇이 가능한지 또 한 번 증명하려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BBC는 특히 미국 일부 주가 대선후보 경선을 미루고, 프랑스는 감염자 수 폭증으로 지방선거를 미룬 상황에서 한국이 선거를 치러 대조를 이룬다고 지적했다.

일본 주요 언론은 한국 총선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막을 내린 것에 대해 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유권자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라고 16일 분석했다. 또 일본과의 현안에선 강경 자세를 지켜 온 문재인 정부의 집권 기반이 강화되면서 한·일 관계의 악화 상황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주요 언론들은 코로나19 정부 대응에 민심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 거대 여당이 탄생했다고 분석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6일 “이번 총선에서 여권 성향 정당이 총 300석 중 180석을 차지했다”면서 “1987년 한국 민주화 이후 집권당이 전체 의석 중 5분의 3을 차지한 것은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