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본격 온라인 개학 곳곳서 혼란, 파행 막을 대책 나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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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예정대로 전국 고등학교 1~2학년, 중학교 1~2학년, 초등학교 4~6학년 총 312만여 명이 추가로 온라인 개학을 했다. 지난 9일 1차 온라인 개학한 85만여 명과 함께 약 400만 명이 동시 접속하면서 불안불안했던 원격 수업 서버는 결국 버벅댔다. 크게 우려했던 네트워크 대혼란까지는 아니더라도 일시적인 사이트 먹통, 수업을 방해하는 접속 지연, 동영상 정체 등 곳곳에서 파행이 빚어졌다. 원활한 접속이 이루어진 경우에도 저학년 부모들은 수업과 과제를 봐줘야 해서 사실상 ‘부모 개학’이라는 불만이 쏟아졌다. 어느 정도 예상된 문제였던 만큼 교육 당국은 피해 최소화에 더욱더 만전을 기해야 한다.

코로나19라는 초유의 감염병 긴급사태를 맞아 처음 시도하는 온라인 개학인 만큼 시행착오는 불가피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을 내세우는 우리나라에서 시도하는 원격 수업이 플랫폼 같은 문제로 파행이 빚어지는 건 안타깝다. 본격 온라인 개학 첫날인 어제도 대표적 학습관리시스템(LMS)인 ‘e학습터’ 접속 일부가 지연됐고, 출석 체크와 과제를 공지하는 학급 관리 플랫폼인 ‘위두랑’은 한동안 접속 차단이 되는 일이 벌어졌다. ‘EBS 온라인클래스’ 접속도 일부 문제를 일으켰다. 가장 기본적인 통신망 접속에 연연하다가는 정작 중요한 콘텐츠 등 수업의 질 제고 문제는 언감생심일 것이다.

최악 상황 피했지만 접속 혼란 여전
학생·학부모 부담 줄이는 데 만전을

학교 간 격차 줄이기와 원격 수업 도중 ‘딴짓’하는 학생들의 관심을 어떻게 끌 것인가도 온라인 개학의 과제다. 특히 초등학생은 중고생보다 원격 수업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학생은 수업을 듣다가 갑자기 헤드셋을 벗고 가족 중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심지어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한다. ‘실시간 쌍방향형’ 수업이 아닌 ‘단방향 콘텐츠·과제 제공형’ 수업을 택한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하루치 과제를 1시간여 만에 끝내고 게임을 하기도 했다. 수업의 질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학생 안전을 최우선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택한 온라인 개학인 만큼 학습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고민은 계속돼야 한다. 맞벌이 부부나 취약계층 아이들처럼 곁에서 돌보는 이들이 없는 경우에도 수업을 따라 하는 데 문제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온라인 수업의 사각지대가 될 수 있는 특성화고나 특수학교 형편도 잘 챙기길 바란다. 학부모의 과제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 마련도 필요하다. 정세균 국무총리의 말처럼 원격 수업은 전인미답의 새로운 길이지만 대한민국 국민 정보화를 한 단계 레벨업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코로나19 종식이 언제가 될지 기약할 수 없지만 이번 위기를 잘 넘겨서 전 세계 유례없는 한국형 원격 수업이 미래 교육의 마중물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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