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과 다른 민심… 웃는 자도 우는 자도 ‘조심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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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당선의 변 낙선의 변

더불어민주당 부산진갑 김영춘 후보가 개표가 마무리된 16일 오전 1시께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패배를 인정하고 지지자들과 포옹하며 아쉬움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서병수 당선인은 16일 오전 부산진구 초읍동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1대 총선에서 단독 과반을 훌쩍 넘는 ‘압승’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부산에서는 간신히 3석만 자리를 지켰다. 그래서인지 단체 공식 일정을 취소한 채 당선인 개인별로 지역 주민을 찾아 차분한 당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성난 민심의 파도에 난파선 신세가 된 미래통합당은 반대로 부산에서는 15석을 차지하며 사실상 큰 승리를 거둬 내심 감격하면서도 ‘기쁨보다는 책임감’이 앞선다고 몸을 낮췄다.

최인호·전재수·박재호 민주 3인방
단체 일정 취소하고 개별 당선사례
낙선자들도 높은 득표에 후일 기약
통합당, 싹쓸이에도 겸손함 유지
수도권 등 전국 참패로 기쁨 반감
정권 교체 넘어 정치 교체 다짐


민주당 당선인 3인방인 남을 박재호, 사하갑 최인호, 북강서갑 전재수 당선인은 16일 민주공원 충혼탑과 봉하마을 참배 등 개별로 지역에서 감사 인사를 전하는 것으로 하루 일정을 보냈다. 전 당선인은 “유세차도 타지 않고 지역주민들을 직접 찾거나 현수막, 문자 등으로 조용히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고 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오전 박재범 남구청장 등과 조용히 봉하마을을 다녀왔다.

민주당 낙선 후보들은 비록 당선에는 실패했지만 대부분의 부산 지역구에서 접전을 펼치며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덕분인지 지지자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면서도 패배를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부산진갑 김영춘 후보는 페이스북에 “선거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이웃주민들 곁에서 낮은 자세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다음 선거까지 절치부심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중영도 김비오 후보는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셨는데 벽을 넘지 못했다”며 “그동안의 지지와 격려 절대 잊지 않고, 더 아래로 내려가 힘든 이들의 손을 잡겠다. 감사하다”고 했다. 연제 김해영 후보는 “많이 도와주셨음에도 제가 부족했다”며 “더 성찰하고 노력하는 계기로 삼겠다. 연제구민 여러분들께 건강과 행복이 늘 함께하시길 기원드린다”고 다음을 기약했다.

통합당도 겸손함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3선에 성공한 해운대갑 하태경 당선인은 페이스북에 “통합당이 국민의 마음을 얻는 데 부족했다. 국민의 뜻을 잘 받들겠다”며 “민심을 잘 살펴 성찰하고 쇄신하겠다”고 적었다. 역시 3선에 오른 부산진을 이헌승 당선인은 “이번 승리는 강한 정치력으로 무능한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심판하고 무너진 민생경제를 되살려 달라는 주민의 뜻”이라며 겸손하게 충실한 의정활동을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통합당 당선인들은 한목소리로 지역 발전에 매진하는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것으로 소감을 대신했다. 북강서을 김도읍 당선인은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금곡대로 연결도로, 롯데카이저∼만덕터널 연결 도로 개설에 집중하겠다”며 “대천천 하류 명품 물놀이 시설과 명지국제신도시 2단계 지역 내 명품센트럴파크(호수공원) 조성에도 힘을 내겠다”고 재선 의원으로서 자신이 그린 지역 발전의 ‘밑그림’을 3선 중진으로서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서동 안병길 당선인은 “낙후된 원도심 발전을 열망하는 주민들의 욕구를 확인했고, 이를 충족시켜 달라는 주민 명령으로 받아들인다”고 했고, 중영도 황보승희 당선인은 “중구와 영도구는 원도심에 속해 있다. 큰 틀에서 보면 부산 전체에서 쇠락해 가는 이미지가 됐다. 약속한 공약을 반드시 지켜 중구와 영도구를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강한 야당을 만들겠다는 포부도 많았다. 수영 전봉민 당선인은 “정부를 제대로 견제할 수 있는 강한 야당이 되도록 충실한 의정활동을 펼치겠다”고 했고, 남갑 박수영 당선인은 “정권교체를 넘어 정치교체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물론 국회의원 특권을 최소화하고 헌신하는 의원 상을 만들겠다”고 했다.

부산 선거를 이끌며 화려하게 재기한 부산진갑 서병수 당선인은 “한 달 보름의 임기가 남은 20대 국회는 512조 원 포퓰리즘 국가 예산을 비상경제예산으로 다시 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 당선인은 이날 오전 핑크 소형 트럭에 올라 지역구 곳곳을 누비며 당선 인사도 했다. 그는 “부산진구와 부산, 대한민국 번영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하면서 주민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코로나19식 ‘주먹 인사’도 나눴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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