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끝나자마자 ‘차기 부산시장 레이스’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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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의 선택

21대 총선이 끝나자마자 차기 부산시장 레이스가 점화되고 있다.

제8회 지방선거(2022년 6월 1일)가 2년 넘게 남은 데다 정치 상황도 매우 유동적이어서 대부분의 후보가 극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지만 부산시장 도전 의지는 확고하다. 본인의 강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오거돈 현 시장의 재도전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점도 부산시장 경쟁이 점화될 수밖에 없는 요인이다. 현재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부산시장 후보군만 해도 10여 명에 이른다.

민주당 박재호·최인호·전재수
통합당 이헌승·김도읍·장제원
이진복·조경태·오규석도 물망

더불어민주당에선 박재호·최인호·전재수 당선인 등 ‘재선 3인방’이 가장 유력하다. 이들 세 사람은 민주당의 수도권과 호남 압승에 대한 견제심리로 부산·울산·경남(PK)에 ‘통풍(통합당 바람)’이 강하게 몰아닥쳤지만 당당하게 재선고지에 올랐다. 더욱이 세 사람 모두 이언주·김척수·박민식 등 전국적인 지명도가 있거나 지역 연고성이 강한 상대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는 점에서 상당한 역할이 기대된다.

물론 세 사람 모두 “당선사례하기에도 바쁘다”거나 “지금은 그런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고 말을 아끼지만 머잖아 본심을 과감히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박재호 의원은 평소에 “재선만 되면 무조건 부산시장에 도전하겠다”는 말을 자주했고, 최인호 의원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부산시당위원장인 전재수 의원도 청와대와 정부, 국회 등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도전장을 던질 수 있다.

비록 재선 고지에는 실패했지만 민주당 최고위원을 맡고 있는 김해영 의원도 ‘40대 기수론’을 내세울 수 있다.

하지만 부산시장 도전자들은 민주당보다 통합당 쪽에 더 많다. 아무래도 현직 시장이 민주당 소속이라서 여당의원들은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서다.

통합당에선 이헌승 김도읍 장제원 의원 등 ‘3선 3인방’이 가장 많이 거론된다. 이들 세 사람은 의정활동 실적도 뛰어나고 지역구 관리도 잘한다는 평을 듣고 있어 ‘언제든 투입 가능한 후보군’으로 분류돼 있다. 이들도 민주당 의원들과 마찬가지로 겉으론 상당히 신중한 편이다.

이들 중 장제원 의원만 유세 과정에서 “3선만 되면 부산시장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을 뿐, 21대 국회 첫 국토교통위원장으로 유력한 이헌승 의원은 “당분간 국회 활동에 몰두하겠다”고 말한다. 차기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김도읍 의원도 “당분간 국회 활동에 전념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세 사람 모두 부산시장 경선 국면에 돌입하면 출사표를 던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자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해 ‘희생 정신’을 보여 준 이진복 의원도 유력 후보이다. 그는 정무력과 업무 판단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서병수 당선인과 함께 부산 최다선(5선)이 된 조경태 최고위원도 부산시장 후보군에서 제외할 수 없는 인물이다. 그는 차기 당대표나 전반기 국회부의장, 원내대표 후보 등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출마설이 나도는 김세연 의원은 사실상 후보군에서 멀어진 상태다.

원외 인사 중에는 오규석 기장군수의 도전 가능성이 높다. 오 군수 주변 인물들이 “차기 부산시장에 도전하기 위해 이번 총선 출마를 포기했다”고 말할 정도로 부산시장 도전 의사가 강하다. 그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비롯한 각종 재난상황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으로 정평이 높다. 그는 “아직 그런(부산시장) 인물이 못 된다”면서도 “기회가 되면 부산시를 획기적으로 바꾸고 싶다”고 말한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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