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처럼, 머슴처럼… 바닥 훑은 ‘진심’의 승리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부산서 살아남은 민주 3인방

초박빙 승부에서 신승한 더불어민주당 부산 총선 당선인 3인방은 지역 현안 해결에 더욱 막중한 책임을 지게 됐다며 국회의원으로서 맡은 바 역할을 더욱 충실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최인호(사하갑), 박재호(남을), 전재수(북강서갑) 당선인. 정대현·김경현 기자 view@·연합뉴스

이번 4·15 총선 더불어민주당 부산 3인방 최인호(사하갑), 박재호(남을), 전재수(북강서갑) 당선인은 개표 막바지까지 피말리는 승부를 펼치며 극적으로 생환했다. 미래통합당이 압승한 부산 총선에서 살아남은 이들은 중앙 정치 못지않게 지역에 천착한 일꾼이었다는 점에서 이들이 거머쥔 승리의 가치가 더욱 빛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틈만 나면 지역 내려와 끈끈한 유대
지역 민원 직접 발로 뛰며 해결 노력
현 정권에 이반된 지역민심 다독여
국책사업 등 지역현안 막중한 책임
“당리당략 떠나 시민만 보고 가겠다”

6명이었던 부산의 민주당 국회의원 수가 절반으로 줄어들면서 국책사업 등 부산의 역점 사업을 풀어나가는 데 이들이 짊어진 짐은 배가된 상황이다. 아울러 이들은 여대야소 정국의 중심에 서서 '힘있는 여당'의 지역 대표로 고군분투하며 지역 발전을 견인해야 하는 선봉장의 책무도 지게 됐다.

민주당은 이번 부산 총선에서 18개 지역구 중 3곳에서 승리하는 데 그쳤다. 지난 총선과 재선거를 통해 부산 지역구 6곳을 확보했던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는 핑크빛으로 물드는 선거 결과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민주당은 부산에서 최인호, 전재수, 박재호 의원만 살아남았고, 이들의 선전 덕분에 부산의 총선 결과가 전멸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이들은 부산의 민주당 현역 의원 중 특히 더 부지런히 지역에서 바닥을 다졌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통합당의 부산 총선 압승은 부산의 경제 위기와 정부의 홀대, 조국 사태 등으로 정부 여당에 민심이 이반된 데 따른 결과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러나 이들은 지역 민원을 시·구의원에게 떠넘기지 않고 유권자들과 소통하며 이반된 민심을 돌려세웠다. 지난해 말에는 패스트트랙 정국 종료 뒤 곧장 지역구로 내려와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현장을 누볐다. 국정활동 중에도 틈틈이 지역에 내려와 주민들과 소통했다. 이러한 노력이 통합당으로 흘러갔던 선거 구도를 막아설 수 있는 저력이 됐다.

신승의 짜릿함은 잠시, 이들은 더욱 무거운 짐을 짊어지게 됐다. 민주당은 수도권 등에서 압승하며 여대야소 정국을 만드는 데 성공하면서 향후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당에 완패한 부산의 민주당 정치인들은 당내는 물론 국정 운영에서도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할 정도로 좁아진 입지를 실감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낙선한 김영춘(부산진갑), 윤준호(해운대을), 김해영(연제) 의원이 추진해 왔거나 구상한 부산의 역점사업들도 속도가 늦춰지거나 무산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김영춘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부산과 울산, 경남을 하나로 묶는 경제공동체로 공동 번영을 이루겠다는 목표로 ‘부·울·경 메가시티 비전위원회’를 출범시키며 상임위원장을 맡았다. 총선 승리로 국가 균형발전과 동남권 경제 부활을 이끌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그의 낙선으로 청사진은 빛을 바랠 가능성이 크다. 윤준호 의원이 난제 해결을 주도했던 센텀2지구(제2센텀 도시첨단산단) 사업도 그의 노력으로 개발제한구역(GB) 조건부 해제가 가까스로 성사됐지만, 그의 낙선으로 사업 속도가 늦춰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 최고위원으로 중앙당에서 제 목소리를 냈던 김해영 의원의 낙선도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큰 목소리’를 기대했던 민주당으로선 아쉬운 대목이다.

부산 총선에서 민주당의 참패는 동남권 신공항 등 굵직한 부산 현안사업 추진과 대형 국책사업 국비 확보 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여당 국회의원이 많을수록 지원사격을 통한 중앙정부 협력을 이끌어내기 쉽기 때문이다. 민주당 측 인사는 “부산에서 추진되는 핵심 사업이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민주당 후보들이 많이 당선돼야 했는데, 그렇지 못해 예산 반영이나 사업 추진에 차질이 우려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부산 민주당 당선인 3인방도 “더욱 책임감이 막중해졌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도 당리당략이 아닌 시민들의 눈에서 지역 현안을 바라보며 야당 의원들과 협치를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최인호 당선인은 “부산의 민주당 국회의원이 가지는 영향력이 크고, 3명 모두 이제 재선 의원이 됐다. 그런 만큼 정부, 중앙당과 더욱 협력해 문제를 잘 해결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재호 당선인은 “부산 전체를 위해 야당과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재수 당선인도 “부산에 줄어든 의석수를 보면 앞으로 한 사람이 훨씬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중앙 정부와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야당에도 협조를 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