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이 제일… 회원이 먼저 찾는 협회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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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희 한국해기사협회 회장 연임

“회원이 먼저 찾는 협회를 만들어나가겠습니다.”

지난 9일 한국해기사협회 회장으로 연임에 성공한 이권희(63) 회장은 취임 일성을 밝히면서 ‘회원의 중요성’을 가장 강조했다. 그의 집무실 한 가운데에는 ‘소통’, ‘대표성’, ‘세력화’라는 단어가 크게 걸려 있다. 회원들과 소통하고, 회원들을 대표하고, 회원들을 세력화해 해기사의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미다. 이 회장은 “해기사들이 찾지 않는 해기사협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회원들에게 협회가 필요하고 회원들이 협회에 언제든 연락할 수 있는 채널을 확보해 회원이 먼저 찾는 협회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회원 대부분 해상 근무로 연대 약해
원양선원 교류 애플리케이션 개발
“불합리한 법령·제도 개선에 앞장”

이 회장이 회원을 강조하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해기사협회는 이 회장이 처음 취임했던 2017년 조직력이 매우 약했다. 협회 회원인 해기사들은 대부분 전 세계에서 해상 근무를 하고 있다. 해기사 특성상 협회 차원에서 연락할 방법도 없었고 쉽게 모이기도 어려웠다.

이 회장은 회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소통하기 위해 지난 2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직능 단체에서 애플리케이션 개발은 매우 이레적이다. 원양어선에서 쉽게 접속할 수 있게 애플리케이션에는 채팅, 공지사항, 취업 안내 등 해기사들이 필요한 최소한의 기능만 들어갔다. 이 회장은 “더 잘 만들려면 더 잘 만들 수 있었지만 배에서 접속이 되지 않으면 아무 효과가 없기에 최소한의 소통 채널을 열자는 의미로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소통과 함께 해기사들의 ‘세력화’도 강조했다. 해기사 명맥을 유지하고 4차 혁명 시대 해기산업의 미래를 진단하기 위해 협회 차원의 용역도 착수했다. 이 회장은 “장기적으로 3만 명가량 되는 해기사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하고 회원 범위를 해기교육기관 재학생, 해기사 가족까지 확대할 계획이다”며 “회원의 숫자가 늘어나고 다양한 회원들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해기사 전승 문제, 해기사 관련 불합리한 법령, 제도 개선 등에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한국해양대 항해학과 31기로 6년간 범양상선의 항해사 및 선장으로 근무했다. 2011년 STX 마린서비스(주) 대표이사를 거쳐 2017년 3월부터 한국해기사협회를 이끌고 있다. 기업인 출신 이력답게 3년 만에 ‘친목 단체 성격의 협회’를 넘어 ‘일하는 협회’로 변모시켰다는 평가 속에 이달 9일 열린 정기총회에서 93명의 대의원 중 69명의 표를 얻었다.

이 회장은 “3년 뒤 임기가 끝났을 때 해기사들의 미래를 밝힐 마스터플랜을 짰고 해기 전승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 회장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사진=정대현 기자 j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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