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례행사 된 블랙아웃… 정관신도시 정전 사고 감사원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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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밤 정전으로 불이 꺼진 부산 기장군 정관신도시의 한 아파트 모습. 독자 제공

부산 기장군이 대형 정전 사고를 일으킨 부산정관에너지(주)(이하 정관에너지)에 대한 전반적인 운영실태 조사와 감사를 정부 부처에 요청하기로 했다. 정관신도시에 여러 차례 정전 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지난 17일 정관에너지 측 설비 프로그램 문제로 또다시 대형 정전이 발생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9일 오규석 기장군수는 “부산 정관신도시에 전기 등을 공급하는 민간업체 정관에너지에 대한 엄중한 운영실태 조사를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와 감사원에 감사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몇 년간 정관에너지가 관리하는 정관신도시 지역에서 대규모 정전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안전에 대한 주민 불안이 커진 데 따른 결정이다.

17일 밤 2만 6000여 세대 피해
정관에너지 “변압기 교체 오류”
2017년 2월 이후 해마다 사고
기장군 “정부 부처에 감사 요구”


경찰과 기장군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9시 56분 부산 정관신도시에 정전이 발생해 2만 6000여 세대가 피해를 입었다. 정관에너지 측은 8분여 만에 전기 공급을 재개했다고 했지만, 아파트 등 주택 세대별로 전기공급에 시간이 걸리면서 완전 복구에만 30분가량이 걸렸다. 이번 사고로 일대 아파트와 상가 승강기가 멈춰 갇힘 사고만 4건이 접수됐다. 119상황실로 수십 건의 정전 문의가 빗발쳤으며, 화재 오인 신고도 잇따라 접수됐다.

정관에너지 측은 이번 사고 원인을 기존 변압기와 새로운 변압기를 교체한 후 이를 연동하는 과정 중 오류가 생겨 전력이 끊긴 것으로 분석했다.

정관신도시에서 비슷한 정전 사고는 매년 반복돼 왔다. 2017년 2월에는 전력을 공급하는 변압기가 폭발하면서 정전이 발생, 2만 3000여 세대가 9시간 동안 추위에 떨기도 했다. 정전 사고는 2018년 4월에도 발생했다. 당시 6000여 가구에 공급되는 전력이 10분간 일제히 끊겼다. 이어 지난해 10월에도 정관신도시에 일시적으로 전력 공급이 차단돼 4500가구가 40분간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입었다.

끊이지 않는 정전 사고로 이곳 주민들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관신도시 주민 정 모(42) 씨는 “정전 사고가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우려가 더욱 크다. 일시적인 문제가 아닌 전기 설비 자체의 문제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토로했다.

현재 기장군은 감사와 운영실태 조사 요청을 위해 관련법 검토 절차를 밟고 있다. 또 군은 이와 별개로 정관읍 주민대표, 발전설비전문가와 기장군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정관에너지실태조사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반복되는 정전 원인을 파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기 위한 조직이다.

오 군수는 “이번 결정은 정관에너지의 정비, 설비, 관리 부분에 초점을 둔 전반적인 운영실태 조사와 감사 요구가 될 것이다”며 “필요하다면 국무총리실에 직접 요청해서라도 정관에너지 실태 조사를 관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관에너지 관계자는 “또다시 정전 사고가 발생해 주민들에게 대단히 죄송하다”며 “기장군 측에서 검토 중인 감사 요청과 운영실태 조사에 대해서는 논의를 통해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 또 사고 원인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을 기장군과 함께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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