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영남 새 정책 발굴 절박” 이 “쇄신 통해 민심 얻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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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피말리는 접전 끝에 당선을 확정지은 더불어민주당 사하갑 최인호(왼쪽) 당선인과 미래통합당 연제 이주환 당선인이 숨가빴던 선거운동 기간에 만났던 부산 민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치러진 4·15 총선에서 부산 18개 지역 중 15개를 미래통합당 후보들이 승리, 압승을 거뒀지만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막판까지 박빙의 대결을 벌여 과거와는 지역 민심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와 관련해 <부산일보>가 19일 접전 승부 끝에 21대 국회 입성에 성공한 더불어민주당 최인호·미래통합당 이주환 당선인을 만나 부산 표심과 향후 정치 전망에 대해 물었다.


여야 2인이 전한 ‘박빙 총선 현장’

민주당 사하갑 최인호 당선인
“막판 접전 어느 정도 예상해
앞으로 PK 제조업 정책 주력”

통합당 연제 이주환 당선인
“타 지역 잇단 말실수에 고전
경기 침체 서민 고통 해결할 것”



■현장에서도 느껴진 접전의 기운

최 당선인은 총선 다음 날인 16일 오전 2시를 넘어서야 선거 당락이 드러났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선거운동 막바지에 이르러서 접전 상황이 펼쳐질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 당선인은 “4년 동안 최선을 다했고 사하구에 성과를 보인 만큼 내심 기대하고 있었던 부분은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선거를 불과 얼마 앞두지 않은 날 지인으로부터 야당 후보도 숨쉴 수 있도록 조금은 표를 줘야 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들이 지역에서 나온다는 소리를 들었다”며 “당시에는 이러한 부분들을 간과했으나 선거 결과에 작용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현역이자 최고위원직을 맡고 있는 김해영 후보를 꺾고 승리를 얻은 이 당선인은 부산 민심의 엄중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부터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었고 진심을 다하자는 각오로 임했다”면서 “박빙의 결과가 나온 것을 보면 부산 유권자들도 많이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선거 막바지에 이르러 논란이 된 통합당 후보들의 막말 논란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도 부산 중도층이 중요 변수로 작용한 것 같다”며 “정부 여당 심판에 대한 기류가 컸지만 통합당 소속 다른 지역 후보들의 잇단 말실수로 이들의 마음이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전국 정당 거듭나기 위해 노력 절실”

이번 4·15 총선에서 수도권과 영남의 결과는 상반됐다. 일부 언론에서는 ‘지역주의 부활’이라고 주장했지만 부산 18개 지역 중 2곳을 제외하고는 민주당 후보가 모두 득표율 40%를 넘었다. 두 당선인은 수도권과 영남의 선거 결과를 통해 각 당이 전국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필요한 부분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최 당선인은 “수도권에서는 코로나 국란 앞에서 여당에 힘을 실어 극복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민심이 작용했다”며 “다만 영남에서는 주요 전통 산업인 제조업이 힘든 데 대한 불만이 표출됐다”고 말했다. 특히 “동남권 신공항 이슈를 넘어서는 새로운 정책 발굴에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며 향후 영남의 제조업이 새로운 활력을 찾을 수 있도록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만 영남권 주민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반면 이 당선인은 “전국 선거에서 통합당이 참패라 할 정도로 무너졌지만 영남은 집권 여당이 1당 독재화되는 것을 막고 정권을 견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더욱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같은 결과는 결국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한 것이 근본적 원인”이라면서 “앞으로 국민의 뜻을 받들어 쇄신을 통해 국민께 더욱 다가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유권자들, 눈물 호소부터 사과까지

힘든 과정 끝에 승리를 쟁취한 이들은 현장에서 유권자들이 전한 이야기 하나하나를 세세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최 후보는 “당신은 일을 잘했지만 이번 선거에서 당은 저쪽(통합당)을 찍어야겠다. 미안하다”고 사과한 주민의 이야기가 자신을 힘들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반대로 당표와 사람표를 분리해서 현 정부와 여당은 심판받아 마땅하지만 그래도 당신은 일을 열심히 해서 한 번 더 찍어주겠다는 유권자들도 있었다”며 이번 선거에서는 당과 인물에 대한 표가 분리됐음을 전했다.

이 후보도 그동안 만나왔던 유권자들을 되돌아보며 “스스로를 시인 출신이라고 소개하신 경비원이 저를 보는 순간 한마디 말 없이 눈물을 흘렸다”며 “아직 그 분에게 당선 인사를 가지 못했지만 경기 침체가 그들에게 가장 큰 고통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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