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고용 쇼크, 부산 11만 5000명 “요즘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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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부산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원 근무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부산의료원 의료진 중에서 처음으로 확진자가 나오면서 부산시는 해당 병동을 부분 코호트 격리하고 병원 내 접촉자를 전수 검사한 뒤 14일간 별도 공간에 격리 조치할 예정이다. ▶관련 기사 2면 정대현 기자 jhyun@

부산지역 스타트업 기업 A사는 최근 직원 7명을 모두 휴직토록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급감해 경영을 지속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까닭이다. 창업 이후 성장세를 유지하던 A사는 사실상 휴업 상태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바삐 일하던 직원들도 졸지에 휴직자 신세가 됐다.

전년 대비 일시휴직자 360% 급증
취업자도 1만 7000명 줄어들어
부산 기업 37% “고용 축소 계획”


코로나19 사태 이후 에어부산과 부산롯데호텔 등 부산지역 대표적 기업 종사자들도 유·무급 휴직에 들어갔다. 기업의 자구책에 지역 노동자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동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부산상공회의소 최근 조사에서 응답 기업들의 37%가 ‘올해 초 예정한 고용 계획을 축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부산지역 고용 상황이 크게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불안정한 고용 상태에 놓인 일용근로직조차 줄어들고 일시휴직자는 급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부산지역 경제가 외환위기·금융위기 직후와 비슷한 상황으로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와 위기감이 더해지고 있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임시·일용직 취업자는 549만 5000명으로, 1년 전보다 59만 3000명 줄었다. 임시·일용직 감소폭은 1989년 1월 임금근로자의 지위별 취업자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컸다. 임시·일용직 취업자 수는 외환위기가 닥쳤던 1998년 2월(548만 6000명) 이후 가장 적었다.

지난달 부산의 취업자는 164만 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 7000명(-1.0%) 감소했다. 특히 일용근로자는 8만 7000명으로 2만 7000명(-23.6%)이나 급감했다. 일용직의 경우 상용직과는 달리 실직으로 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지난달 부산 지역 일시휴직자는 11만 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9만 명(360.6%)이나 급증했다. 지난달 부산의 비경제활동인구(육아·가사·통학)는 123만 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만 명(1.7%) 증가했다.

부산지역 경제 상황도 암울하다.

한국은행 부산본부가 최근 발표한 ‘코로나19와 과거 경제위기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산 부품 조달 차질, 대내외 수요부진 등에 따라 1998년 외환위기 직후와 유사한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계장비, 자동차, 1차금속 등 지역 3대 주력업종이 위축되면서 전국 대비 제조업 생산 감소폭이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은 예전 사례를 볼 때 부산지역 제조업 생산이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회복하는 데도 오랜 기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외환위기 때는 제조업 생산 감소가 15개월 동안 지속했으며 감소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16개월이 걸렸다. 금융위기 때도 7개월간 생산 감소 이후 14개월에 걸쳐 더디게 회복했다.

송현수·이현우·안준영 기자

hoor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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