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병전담병원인 부산의료원의 간호사와 부활절 예배에 참석한 그 아버지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부산시 보건당국은 추가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감염경로 조사와 집단 전수검사에 나섰다.

부산시는 19일 북구에 거주하는 부산의 한 고교 직원인 58세 남성과 그 딸인 부산의료원의 25세 여성 간호사가 각각 코로나19 128번, 129번 환자로 추가됐다고 밝혔다. 부산에서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 감염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한 달 만에 지역사회 감염 발생
50대 아버지 부활절 예배 참석
20대 딸, 코로나 환자 병동 근무

병원 내 접촉자 157명 전수검사
해당 병동 부분 코호트 격리
부녀 확진에 총 370여 명 격리


128번 확진자는 전날 기침과 가슴 통증 등으로 먼저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고 확진됐다. 해외여행 이력은 없다. 이어 딸인 129번 확진자가 아버지의 접촉자로 분류돼 검사한 결과 양성이 나왔다. 129번 확진자는 부산의료원 기숙사에서 숙식하면서 북구의 아버지 자택을 자주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확진자는 대구 지역 요양병원에서 전원된 코로나19 환자들이 입원한 부산의료원 병동에서 근무했다.

부산시는 129번 확진자가 병원 내에서 먼저 감염돼 아버지에게 옮겼을 가능성과 반대로 아버지 또는 그 외 병원 밖 감염원으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 모두를 두고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128번 확진자는 지난 12일 강서구의 한 교회에서 열린 부활절 예배에도 참가한 것으로 확인돼 교회에서 감염이 됐을 가능성과 교회에서 감염시켰을 가능성을 모두 열어 두고 조사하고 있다.

부산시는 “두 사람의 증상 발현일은 역학조사와 의무 기록 확인 등을 거쳐 특정될 예정”이라며 “129번 확진자도 사전에 약간의 증상이 있다고 진술했고, 두 환자가 각각 교회와 부산의료원이라는 집단과 관계가 있는 만큼 어디에서 감염이 시작됐는지는 추가 환자 발생 여부 등에 따라 분명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해외유입이 아닌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지난달 22일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주춤하던 지역사회 감염이 집단감염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지자 보건당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부산의료원에서 추가 의료진 감염이 나올 경우 감염병전담병원 기능에도 지장이 발생할 수 있다. 부산의료원에는 부산 확진자 12명과 대구 요양병원 확진자 9명을 포함한 타 지역 확진자 12명이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부산시는 해당 병동을 부분 코호트 격리하고 129번 확진자와 같은 병동에서 근무한 100여 명을 포함한 부산의료원 내 접촉자 157명을 전수 검사한 뒤 14일간 병원 내 별도 공간에 격리조치할 예정이다. 음성 판정을 받은 의료진은 보호구를 착용하고 진료를 재개한다. 외래 진료와 건강검진센터 운영은 당분간 중단했다.

시는 또 128번 확진자와 함께 부활절 예배에 참석한 146명 등 교회 내 접촉자 등 160여 명도 전수 검사를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부산시교육청은 128번 확진자가 부산 동래구 A고교 행정실에 근무하고 있는 사실도 확인하고 교직원 60명을 일단 자율격리한 뒤 밀접 접촉자를 분류해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