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초대형화 추세 ‘컨선’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오는 28일 세상에서 제일 큰 컨테이너 선박(이하 컨선)이 부산항에 첫 취항을 한다. 20일 HMM(옛 현대상선)에 따르면 최근 대우조선해양에서 새로 건조한 2만 4000TEU급 컨선 알헤시라스호가 28일 부산 신항 4부두에 처음 입항해 화물을 실은 뒤 29일 다음 기항지 중국 닝보항으로 떠난다. HMM은 이 컨선을 아시아~유럽 노선에 투입한다.

1TEU는 20피트(약 6m)짜리 컨테이너 박스 1개를 말한다. 알헤시라스호는 컨테이너 2만 4000개를 한꺼번에 적재할 수 있는 규모다. 현재 전 세계에서 운항하는 컨선 중 가장 크다. 길이 400m, 폭 59m이며 갑판 면적만 축구장 4개 정도에 달한다.

오는 26일로 컨선이 세상에 등장한 지 64돌이 된다. 컨선은 단기간에 비약적 발전의 길을 걸으며 세계 무역과 선박 역사를 빛냈다. 1956년 4월 26일 미국 선사 팬애틀란틱이 2차 세계대전에 사용된 유조선 아이디얼X호를 35피트짜리 컨테이너 50여 개를 수송하는 용도로 개조해 뉴욕~휴스턴 항로에 운항한 게 컨선의 효시.

이어 1960년대 중반 1000TEU급 1세대 컨선이 건조돼 국제항로의 주종을 이루며 국제교역을 촉진했다. 1970년대 2세대인 2000TEU급, 1980년대 3세대 3000TEU급, 1980년대 후반 4세대 4000~5000TEU급,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5세대 6000TEU급 컨선이 각각 나타나 해운시장을 주름잡았다.

2003년부터 7500TEU 이상 대형 컨선인 ‘VLCS(Very Large Container Ship)’ 시대가 열렸다. 3년 뒤엔 1만TEU가 넘는 초대형 컨선 ‘ULCS(Ultra)’가 오대양을 누비기 시작했다. 2018년 들어 2만TEU급 극초대형 컨선이 운항돼 최근 2만 4000TEU급으로 더 커졌다.

컨선은 화물을 규격·표준화된 컨테이너에 넣어 전천후 화물 처리와 시간 단축, 하역비 절감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배가 클수록 컨테이너를 많이 실어 운송·물류비가 절감되고 수익성과 운항효율이 높아지는 규모의 경제 효과 때문에 급속한 대형화가 이뤄졌다.

HMM은 알헤시라스호에 이어 9월까지 같은 크기 컨선 11척을 잇달아 취항시킬 계획. 이로써 HMM은 현재 보유 선복량(배에 실을 수 있는 화물량) 45만TEU의 64%인 28만 8000TEU를 추가 확보해 세계 8위 선사로 올라서게 된다. 2017년 2월 한진해운 퇴출로 잃어버린 우리 해양영토인 바닷길과 해운강국의 명성을 되찾을 희망이 생겼다.

강병균 논설위원 kbg@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