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대통령’ 아들 부산KT 허훈, 프로농구 MV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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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2020 프로농구 정규리그 MVP에 뽑힌 부산KT 허훈(오른쪽)이 20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베스트5’상을 수상하고 있다. 연합뉴스

‘농구 대통령’ 허재도 못 한 정규리그 MVP, 아들 허훈이 해냈다.

부산KT의 허훈(25)이 프로농구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한국농구연맹(KBL)은 20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허훈을 MVP로 선정했다.

허훈은 기자단 투표 총 111표 가운데 63표를 얻어 데뷔 첫 정규리그 MVP 영예를 안았다. 허훈과 경쟁한 원주 DB의 김종규는 47표를 받았다. 이날 시상식은 코로나19 확산 탓에 수상자들만 초청해 KBL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기자단 투표 111표 중 63표
2위 김종규 47표 누르고 영예
어시스트 7.2개로 압도적 1위
득점 0.1점 모자라 국내 2위

‘플레이 오브 더 시즌’도 수상
‘베스트 5’ 뽑혀 3관왕 차지

형 허웅은 시즌 인기상 받아

허재 전 국가대표 감독의 둘째 아들인 허훈은 올 시즌 정규리그 35경기에 출전해 평균 14.9득점, 7.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어시스트 부문에서 2위 김시래(창원 LG)의 4.8개를 압도적으로 능가하는 1위에 올랐고, 득점은 국내 선수 중 2위를 차지했다. 득점 부문에선 전주 KCC 송교창(15.0점)에 0.1점 모자라 국내 프로농구 최초 득점 1위-어시스트 1위를 아깝게 놓쳤다.

특히 허훈은 지난해 10월 DB전에서 9개 연속으로 3점 슛을 성공해 2004년 KCC 조성원(현 명지대 감독)이 세운 기록과 타이를 이루기도 했다. 10년 전 3점 슛 거리가 6.75m로 늘어난 이후 국내 프로농구에선 처음 나온 기록이다. 올 2월엔 안양 KGC를 상대로 24득점 21어시스트를 올리며 프로농구 사상 첫 한 경기 ‘20득점-20어시스트’의 대기록도 수립했다.

허훈의 프로농구 정규리그 MVP는 아버지 허재 전 감독도 받지 못한 상이다. 허재 전 감독은 1997-1998시즌 플레이오프 MVP를 수상했으나, 정규리그 MVP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전성기가 다소 지난 시기에 프로농구가 출범한 영향이 크다. 프로 출범 이전인 농구대잔치 시절 1991-1992시즌과 1994-1995시즌에는 대회 MVP에 뽑힌 바 있다.

DB에서 뛰고 있는 형 허웅은 이번 시즌 인기상을 받았다. 허웅은 아직 정규리그나 플레이오프 MVP 수상 경력이 없다.

2017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KT에 지명된 허훈은 세 번째 시즌 만에 MVP에 올랐다. 또 이번 시즌 가장 멋진 플레이를 펼친 선수에게 주는 ‘플레이 오브 더 시즌’ 수상자로 결정됐고, ‘베스트 5’에도 뽑혀 3관왕을 차지했다.

허훈은 “아버지는 플레이오프 때 MVP상을 받았지만, 그것도 MVP로 생각한다”면서 “부자지간에 같이 받아 뜻깊고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비시즌 열심히 해서 우승에 다가가는 경기를 해 보고 싶다. 우승해서 MVP를 받고 싶다”며 우승에 대한 바람을 드러냈다.

한편, 신인상은 DB의 김훈에게 돌아갔다. 신인 드래프트 전체 15순위(2라운드 5번)로 DB에 뽑힌 김훈은 23경기에서 2.7점을 넣고 1.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2라운드 출신 신인왕은 2003-2004시즌 이현호(당시 삼성·2라운드 8번) 이후 16년 만이다.

외국 선수 MVP는 서울 SK 자밀 워니가 받았고, 감독상은 DB를 정규리그 공동 1위로 이끈 이상범 감독이 2017-2018시즌 이후 2년 만에 다시 수상했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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