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했던 여론조사 ‘샤이층’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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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과정에서도 쏟아지는 여론조사의 신뢰도를 두고 많은 설왕설래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 선거 전 <부산일보>가 두 차례 실시한 여론조사는 초박빙 지역부터 압승을 거둔 지역까지 실제 득표율과 2%포인트(P) 차이에 불과한 지역이 대부분일 정도로 적중률이 높았다. 여론조사의 유불리가 갈릴 때마다 여권이 주장하는 ‘유선전화 편향’도, 야권이 언급하는 ‘샤이층’도 없었다는 것이다.

본보 여론조사 적중률 높아
유권자 결집·안심번호 영향

초박빙 지역으로 전국적 이목이 쏠렸던 부산 남을 지역의 경우, 1차 여론조사(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3월 25~26일 조사,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당선인과 미래통합당 이언주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1.4%P였다. 2차(4월 6일 조사)에서는 동률이 나왔다. 남을에서의 실제 개표 결과 두 명의 득표율 격차는 1.8%P로 드러났다.

또한 4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김영춘 후보와 부산시장 출신 통합당 서병수 당선인이 맞붙은 부산진갑에서도 5%P 차이를 예상, 실제 결과(3.5%P 차이)와 1.5%P 차이에 불과했다.

이러한 예측은 큰 격차로 승부가 난 지역에서도 유효했다. 북강서을 현역인 통합당 김도읍 당선인과 민주당 최지은 후보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10%P 차이를 예상했는데, 실제 두 사람은 8.8%P 격차로 당선이 결정됐다. 또한 금정에서도 통합당 백종헌 당선인이 민주당 박무성 후보를 14%P 앞설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 백 후보가 16.3%P 차로 당선됐다.

이런 결과는 21대에서는 유권자들이 거대 양당으로 결집하면서 선택의 변수가 많지 않았던 결과로 풀이된다. 또 2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투표율에서 알 수 있듯 여야 양당으로의 결집은 여론조사에서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기 꺼려하는 ‘샤이층’의 존재도 크게 약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KSOI가 그동안 여러 선거에서 부산을 비롯한 각 지역 여론조사를 맡으면서 조사 기법이나 표본 채집 노하우 등을 충분히 갖추며 조사의 정확성을 높인 점도 한 이유로 꼽힌다. 또 휴대전화 가상번호(안심번호)의 도입 이후 보수층 과대표집 현상을 해소하면서 여론조사의 불완전성이 상당히 보완됐다는 게 여론조사업체 관계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이은철 기자 eunch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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