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은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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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영 최고위원이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의원은 국민 전체의 대표로서 진영 논리보다는 양심에 따라 의정활동에 임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99명이 ‘예’라고 하더라도 용기 내서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내 몇 안 되는 ‘Mr. 쓴소리’ 역할을 해 온 김해영(부산 연제) 의원이 20일 21대 국회 당선인들에게 남긴 당부의 말이다.

‘미스터 쓴소리’ 김해영 의원
21대 당선인에 마지막 당부

4·15 총선에서 3%포인트 차로 석패한 김 의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국회의원은 국가 현안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21대 국회는 정치적 이익을 위해 갈등을 조장하기보다는, 통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주류에 편승하기 위해 침묵하는 게 아니라 권력을 가진 자를 강하게 견제하고 약자를 낮은 자세로 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당보다는 보다 큰 책임을 가진 여당 의원들을 향한 고언으로 해석된다.

40대 초반에 당 최고위원에 오른 김 의원은 지도부 내에서도 소수파인 PK(부산·울산·경남)와 청년을 대변하는 역할을 자임하면서 당 주류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조국 사태’ 때는 “부모의 재력이 자녀에 대물림되는 구조를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며 최고위원 중 유일하게 조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특혜 의혹을 정면으로 비판했고, 문희상 국회의장의 지역구 세습 시도, 민주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 창당에 대해서도 반대 의사를 표명하며 지도부 내에서 고군분투했다. 이 때문에 여당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배신자’로 찍혀 적잖은 고초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총선 이후 당 안팎에서는 180석을 얻은 거여(巨與)의 독주 우려 속에 김 의원 같은 ‘여당 내 야당’ 역할을 할 사람이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우리 민주당은 국민의 큰 지지를 얻었지만 영남지역에선 4년 전보다 의석수가 줄었다”며 “민주당이 영남지역에서도 더 많은 국민지지를 얻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연제구 지역위원장직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4년 뒤를 준비할 계획이다. 전창훈 기자 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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