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수출 80% 추락, 지역 부품업계 ‘생존 비상등’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르노삼성차가 4월 수출실적이 80%나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부산지역 자동차부품업계에도 초비상이 걸렸다. 부산일보DB

지역 최대 수출기업인 르노삼성의 4월 자동차 수출이 80%가량 감소하는 등 코로나19로 인한 자동차업계 4월 대란이 현실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완성차업계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지역 자동차부품업체의 줄도산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자동차업계 ‘4월 대란’ 현실화
완성차 5개사 수출 43% 감소 전망
부품업체들 “주3일 근무할 판
7월까지 이어지면 줄도산할 것”


■수출 절반이 사라졌다

20일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월 자동차 수출이 12만 6589대로 작년 동월 대비 4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1분기 완성차 수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17.6%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중국을 제외한 해외시장은 3월 중순 이후 코로나19로 인해 영업점이 문을 닫는 등 사실상 자동차 거래가 중단됐다. 이에 따라 국내 자동차 수출도 4월부터 본격적으로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르노삼성의 경우 4월부터는 닛산 ‘로그’의 수출 종료로 전년 대비 80% 감소가 예상된다. 지난해 4월 로그 5779대를 포함해 7256대가 수출됐지만 올해는 QM6와 트위지 등 1600여 대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월 17만 대 이상을 수출했던 현대·기아차도 이달부터 해외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탈리아와 독일 등 유럽 주요 5개국과 인도, 멕시코의 영업점이 문을 닫았다. 아시아, 중동, 중남미 등도 영업 중인 곳이 절반이 안 된다.

한국GM의 경우 지난해 4월 약 3만 2800대를 수출했지만 이번 달엔 수출물량이 상당폭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4월 수출 감소도 감소지만 시장 침체가 지속될 경우 5월 이후 수출 부진에다 부품 수급의 우려까지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 4일 근무에도 일이 없다

완성차 수출 부진의 여파는 지역 부품업체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지역업계는 코로나19 사태로 이탈리아, 독일 등 해외공장이 셧다운에 들어갔을 때도 ‘재고 확보’ ‘공장 설비 정비’ 등의 이유로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4월까지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자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부산 기장군의 자동차부품 생산 업체 A사는 “그동안 재고를 확보한다는 이유로 수요가 줄어들어도 생산을 이어왔지만 이제는 쌓아놓을 공간도 없다”며 “인건비, 임대료 등 고정비가 고스란히 적자로 쌓이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7월까지 이 같은 사태가 이어질 경우 여러 업체가 줄도산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자동차부품업계는 1, 2월과 7, 8월이 계절성 비수기로 적자를 예상한다. 지금 3월까지의 적자는 1, 2월 실적에 따른 것이니 어느 정도 예상이 됐다. 하지만 4월부터는 흑자로 전환되어야 1, 2월 적자분을 해소할 수 있는데 이게 어렵게 된 것이다. 부산 강서구의 B사는 “많은 업체가 3월부터 주 4일 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데 5월부터는 주 3일로 바꿔야 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수출에 주력하는 기업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수출국 다변화를 통해서 회사를 키우고 안정성을 높여 왔지만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지자 수출 다변화가 무용지물이 됐다. 특히 선적 비용 등 물류 비용이 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부산 기장군 C사는 “해외로 나가는 비행기나 배편이 줄고 물건을 내보내려는 기업은 많다 보니 선적 관련 비용이 30% 이상 오른 상태다”며 “해외에서 들어오는 원자재도 물류비용 상승이 20% 이상 올라 인건비라도 건지면 다행”이라고 말했다.

배동진·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