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발 ‘초스피드 워킹스루’, 美·日 이어 이탈리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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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남구보건소 안여현 의무사무관이 제안해 고려기연이 개발한 초스피드 코로나19 워킹스루(왼쪽)와 스타우스가 개발한 모듈형 음압병동 내·외부. 정종회 기자 jjh@·스타우스 제공

전 세계 최초로 부산에서 선보인 ‘초스피드 코로나19 워킹스루(도보진료)’ 부스(부산일보 3월 31일 자 8면 보도)가 미국, 일본에 이어 이탈리아에까지 진출한다. 또 지역 모듈전문 설계업체가 모듈형 음압병동을 생산, 싱가포르에 수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초스피드 워킹스루 부스 제작업체 ‘고려기연’은 미국 워싱턴DC의 한 민간병원과 수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20일 밝혔다. 이르면 이번 주 내 항공편을 통해 초스피드 워킹스루 부스 2대를 수출한다. 또 고려기연은 이달 안으로 일본 고베시 민간병원에도 부스 3대를 수출한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다수 나온 이탈리아 적십자에는 부스 2대를 기부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고려기연은 지난주 태국에 부스 30대를 수출했다.

1명 검사, 15분으로 대폭 단축
美·日 민간병원에 부스 수출
이탈리아 적십자에는 2대 기부
‘격리시설, 호텔형 업그레이드’
스타우스 개발 모듈형 음압병동
이달 싱가포르로 수출 쾌거

이들 수출은 한국형 방역체계인 ‘K-워크스루’ 브랜드화를 통해 이뤄졌다. K-워크스루는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는 ‘한국형 코로나19 방역체계’의 브랜드명이다. 이 사업의 일환으로 특허청은 공익 사용을 전제로 초스피드 워킹스루 부스를 임시 특허로 등록했다. 기존 2~3년 걸리는 특허 등록 기간이 대폭 단축되면서, 곧바로 수출과 판매가 가능해졌다.

초스피드 워킹스루 부스는 부산 남구보건소 안여현 의무사무관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안 사무관은 10년 동안 민간 병원 마취통증의약 분야에서 근무한 전문가이다. 안 사무관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현장에서 감염 진단을 담당하면서, 기존 워킹스루 부스의 문제점을 파악했다. 그래서 검사자가 부스 안에 들어가 부스 밖에 있는 피검사자를 진단하는 초스피드 워킹스루 부스를 제안했다. 초스피드 워킹스루 부스에서 1명 진단 시간은 검사지 작성까지 대략 15분으로, 기존 부스보다 1.5배 이상 빠르다.

안 사무관은 “앞으로 감염병과 관련해선 한국형 방역 체계가 세계의 표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고려기연은 지난달 30일 부산 남구와 연제구 보건소에 초스피드 워킹스루 부스를 무상 대여 형식으로 각각 1대를 기증했다.

지역업체 스타우스(주)는 이달 말까지 싱가포르 정부로 모듈형 음압시설 50개를 1차로 수출한다. 이는 초기 테스트 성격이 강하며 사용 후 별다른 이상이 없으면 싱가포르 정부는 최대 500개까지 추가 주문을 할 예정이다.

스타우스의 모듈형 음압시설은 3평 규모로 일반 격리 시설에서 느끼는 불안감, 우울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호텔에 투숙하는 듯한 콘셉트로 내부를 꾸몄다. 문 대표는 "지금이야 코로나19로 인해 음압병동의 수요가 많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됐을 때의 경우를 생각했다"며 "호텔형으로 내부 인테리어를 꾸며 둔다면 병실이 아니라 학생 기숙사나 긴급 대피 시설 등으로 이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스타우스의 음압병동을 구매한 싱가포르는 추후에 이를 학생 기숙사로 이용한다는 계획이다. 단순한 컨테이너 시설이라면 단열, 방음 등이 어려워 거주가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스타우스의 음압병동은 (주)엑시아머티리얼스와 손잡고 미군 기지 등에 사용되는 탄소 섬유 패널을 이용해 단열성도 뛰어나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다.

음압기의 소음 수준도 크게 낮췄다. 스타우스에서 사용하는 음압기는 서울대병원, 부산백병원에도 사용하는데 소음이 40~50dB 수준으로 기존의 제품보다 10dB 정도 낮다. 지속되는 소음 때문에 환자들의 불안감이 크다는 점을 반영한 디자인이다. 또 사물인터넷 기능을 넣어 문이 열렸는지 음압이 제대로 되는지 모바일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수출도 용이하다. 이미 스타우스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음압병동이 많이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에 일반 40피트 컨테이너에 제품 2개가 들어갈 수 있도록 규격화했다.

장병진·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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