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 현산, 아시아나 인수대금 납입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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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들. 부산일보DB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했던 HDC현대산업개발 측이 당초 이달 말로 예정됐던 아시아나의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한 인수대금 납입을 사실상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달 말을 목표로 했던 아시아나 매각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코로나19로 인해 항공업계가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한 영향이다.

유상증자 등 후속 절차 ‘안갯속’
이달 말 매각 일정 차질 불가피
업계, 인수 포기 가능성도 제기

21일 항공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미국 정부는 현산 컨소시엄이 신청한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이달 초 중국에 이어 미국까지 기업결합을 승인함에 따라 기업결합승인을 신청한 해외 6개국 가운데 러시아 한 곳만 남게 됐다.

이처럼 기업결합 승인은 특별한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지만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필요한 유상증자 등 후속 절차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현산 측은 각국의 기업결합승인이 종료되면 곧바로 아시아나 유상증자(1조 4700억 원 규모)에 참여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서 빌린 1조 1700억 원을 갚을 예정이었다.

이와 별도로 약 3000억 원 규모의 추가 공모채 발행과 인수금융 등을 통해 남은 인수 자금을 마련해 이달 말 주금납입과 함께 아시아나 인수 절차를 모두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항공업계 전체가 심각한 경영난에 빠지면서 HDC현산 컨소시엄은 ‘딜 클로징’(인수계약 완료)을 서두르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항공업계 지원방안이 검토되고 있어 아시아나에 대해서도 추가 지원이 어떻게 될지 지켜본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현산은 여러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인수대금을 예정대로 모두 납입하고 서둘러 계약을 종료할 이유가 없어졌다”며 “계약 종료 시점이 명시된 것도 아니어서 현산 입장에선 급할 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은 앞으로 현산 측과 채권단의 아시아나항공 지원 협의 결과가 아시아나 매각 성공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산 측이 만약 계약을 파기하고 인수를 하지 않는다면 위약금으로 인수금액의 10%인 2500억 원을 물어야 한다. 최악의 경우는 이 금액을 날리더라도 아시아나 인수를 포기할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그만큼 현재의 항공업계 상황이 어디로 흘러갈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HDC현산은 주채권은행에 아시아나항공의 대출금 상환 연장, 금리 인하 등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덕준 기자 casiop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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