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공중목욕탕 응급처치시스템 갖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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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을 출입할 때 바닥 물기에 미끄러져 넘어지는 일이 많다. 주위에서도 공중목욕탕에서 넘어져 다쳤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이는 대부분의 목욕탕 바닥 타일이 미끄러운 타일로 시공되어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에도 목욕탕에 갔다가 응급환자를 목격했다. 한 어린이가 목욕탕에서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쳐 목욕탕 수건으로 상처 부위를 둘러싸매고 있었다.

목욕탕은 응급환자가 발생하기 쉬운 요건을 고루 갖추고 있다. 순환계 질환(고혈압·심장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실외와의 현격한 온도 차로 어지러움을 겪을 수 있다. 심지어 뜨거운 탕 안에 장시간 앉아 있다 밖으로 나오면서 실신하는 일도 있다. 또 미끄러운 바닥 타일에 남아 있는 물기에 미끄러져 다치는 낙상 사고, 습기에 노출된 전기제품의 감전 사고, 그리고 사우나실의 뜨거운 증기와 달구어진 맥반석으로 인한 화상 등 위험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이런 비상사태에 대비해 응급처치함을 갖추어야 한다. 실제로 응급처치함을 제대로 갖춰 놓고 영업하는 목욕탕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사고가 발생하면 목욕탕 수건으로 지혈해야 하는 지경이다. 또 업주나 종업원에 대한 기초적인 인공호흡법이나 응급처치요령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도 문제다.

이에 따라 목욕탕에서 실신한 환자들은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아무런 처치도 받지 못하는 일이 많다. 따라서 대중목욕탕의 업주나 종업원들이 기초적인 응급처치 교육을 의무적으로 이수하게 했으면 한다.

박옥희·부산시 북구 화명3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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